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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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

아직까지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 생에서의 삶을 다 하면 어디로 갈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해 봤지만 나에게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빠도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연세 있으신 친척분들, 할머니까지 '죽음'이 갈라 놓은 시간은 꽤 지나 무덤덤 해졌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엄마 연세가 많아져 있더라고요.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의 슬픔은 누구에게나 찾아가는 것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것이지만 <클로버의 후회 수집>을 읽으면서 우리가 죽음 앞에서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려서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교수였던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클로버는 '임종 도우미'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의 죽음을 목격하며 친구들과 다른 반응을 보였던 클로버는 이후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된 채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이후 임종 도우미 일을 한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이 클로버와 가까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것은 최대한 아는 사람을 만들지 않는 것이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임대주택의 이웃인 리오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함께 가던 서점의 배시 정도가 그녀의 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이웃 실비와 죽음을 앞둔 할머니 클로디아를 의뢰한 서배스천을 만나면서 클로버에게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네요.

죽음을 앞둔 이들이 무사히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돕고 그녀는 그들과의 이별의 시간을 후회, 고백, 조언 노트에 임종 시 들은 마지막 메시지를 기록하며 마무리합니다. 그들이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는 '달리 행동했더라면 좋았을 일, 살아온 과정에서 배운 것, 마침내 드러낼 준비가 된 비밀' 세 가지 범주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요. 저는 마지막에 어떤 말을 남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죽음과 관련된 교수의 길을 가려던 클로버는 자신이 여행 중에 홀로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로 인해 임종 도우미가 되길 결심합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외롭게 삶을 마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느낀 거죠. 세상의 빛을 보게 도움을 주는 출산 도우미와는 반대되는 개념의 임종 도우미. 두려움의 순간이 아닌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그들의 임무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언젠가 죽음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면서 마음이 참 묵직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다행히 <클로버의 후회 수집>은 무거운 주제이긴 하지만 어둡기만 한 내용이 아니었어요. '죽음'이라는 정해진 길을 가는 우리가 그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지 조금이나마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까요? 책 속에서 만나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읽어 내려갔던 <클로버의 후회 수집>입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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