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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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시리즈 여덟 번째 도서 <겨울을 지나가다>입니다. 이번 책을 통해 소설, 향 시리즈도 처음 만나고 조해진이라는 작가도 처음 알게 되네요.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이 참 많은 것을 좌우하죠? 책 역시 그러한데요. 조해진 작가에 대한 인상이 너무 좋게 각인되게 한 책입니다. 담백한 표현인 것 같은데 문장이 마음을 훑고 지나간다고 할까요?

정연과 미연이 어렸을 적 집을 나간 아버지, 홀로 두 자녀를 키우며 기사식당에서 동업하다 정리하고 J 읍으로 내려가 칼국숫집을 운영하며 생활한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가지고 있던 부동산이며 보험 등에 대한 설명을 하시며 췌장암에 걸렸단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치료를 하면서도 가끔씩 가게 문을 열어 칼국수를 팔았을 어머니. 가정을 이루지 않았던 정연은 엄마 곁에 머무르기로 합니다. 잠시 일을 내려놓고 엄마와 함께 생활하며 머나먼 곳으로 떠나보낸 정연은 한동안 집안에만 머물며 술과 함께 보내죠. 술이 떨어진 어느 날, 술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서며 엄마에게 데려와 키우게 된 강아지 정미를 마주하며 집 밖으로 나가야 할 이유를 찾게 됩니다.

엄마가 운영하셨던 칼국수 가게 문 앞에 붙어 있던 메모지로 인해 정미 집을 지어준 영준을 만나게 되고 소설의 목차처럼 어머니를 잃은 상실에 깊은 밤에 빠져들 것 같지만 어느새 동지를 지나 대한,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우수에 접어드는 주인공입니다. 누구나 죽음은 피해 갈 수 없는 길이지만 소중한 누군가를 잃고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이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기 전까진 상실의 슬픔에 빠져들기 마련이죠. 그래도 살아가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것이 삶이기에 어떻게든 힘을 내 살아가는 것 같네요.

비록 영원히 함께하진 못하지만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했던 잊지 못할 '추억'이 아닐까 합니다. 그 추억을 버팀목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잊지 않는다면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 것, 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걸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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