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는 남자 / 정해연

못 먹는 남자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3년 8월

『못 먹는 남자』

음식을 먹으면 죽음을 보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아는 얼굴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요. 그래서 인맥도 넓히지 못하고 죽음을 보지 않기 위해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근근이 삶을 이어갑니다. 남자는 어떤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걸까요? 정혜연 작가의 책은 처음 읽게 되는 건데요. 흥미 있는 이야기 스토리가 자꾸 페이지를 넘기게 합니다. 이미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예측 불가한 반전으로 독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홍학의 자리'는 제목은 알고 있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거든요.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습니다.

죽음을 보지 않으려는 남자 제영은 음식을 거부하며 쓰러지기 일쑤입니다. 병원으로 실려가 링거를 맞으며 겨우 하루를 버티고 음식도 죽지 않을 만큼만 섭취합니다. 제영이 보는 죽음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습니다. 첫째, 보이는 사람은 제영이 얼굴을 아는 사람입니다. 둘째, 생의 운명은 바꿔도 사의 운명은 바꿀 수 없습니다. 제영도 나름 운명을 바꿔보려고 노력했지만 죽을 운명에 놓였던 사람은 어떻게든 죽음의 길을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는 음식을 섭취하며 선거 벽보에 붙어 있던 인물의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네요. 그 사람 대신 노숙자가 동일한 장소, 동일한 사인으로 사망한 것입니다. 그 후 간판에 깔려 처참한 모습으로 사망하는 상황을 확인했던 사장이 버젓이 살아 있네요. 대신 그 자리에는 누군가 결심한 듯한 모습으로 대신 죽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죽을 운명은 바꿀 수 없다는 법칙이 깨지기라도 하는 걸까요?

제영과 같은 능력을 가진 자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중개인이라 소개한 그는 대신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고 돈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예정된 이를 대신해 죽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바꾸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믿는 제영은 함께 일해보자는 중개인의 제안을 거절하는데요. 대신사를 막으려는 제영과 그를 위협해 오는 죽음의 그림자, 그리고 주변인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죽음을 보는 능력은 언제까지 제영을 괴롭힐까요? 제영만 너무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더 긴장해서 읽어나갔던 책입니다. 그래도 제영의 옆에는 오지랖 넓어 보이는 솔지가 있어 다행이지만 무슨 사고에 휘말리지 않을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없었던 <못 먹는 남자>였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