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8번 버스의 기적』

뜨거운 햇살에 녹아버릴 것만 같은 요즘, 프레야 샘슨의 <88번 버스의 기적>은 저를 추억 속으로 데려다 놓네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저보다 한 정류장 뒤에 타고 먼저 내리던 한 살 많은 남학생이 매일 눈에 띄어서 그 후로 몇 개월을 계속 지켜봤던 기억이 있네요. 한참을 바라만 보다 용기 내서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친구가 대신 그 남학생 주머니 속에 쏙~ 넣어줬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88번 버스의 기적>에는 88번 버스에서 눈에 띄었던 여인을 찾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에요.

프랭크는 88번 버스를 타고 가다 자신의 눈길을 끄는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버스에 올라탄 그 여인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대에 진학하고 프랭크를 스케치 한 그림을 전해주며 연락처가 적힌 종이를 건넸지만 프랭크가 잃어버리는 바람에 두 번째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현재, 남자친구와 결별로 언니 집에 와 있는 리비는 88번 버스에서 잠시 프랭크를 만나게 됩니다. 미대를 가고 싶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프랭크는 버스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그려보라고 조언을 하죠. 예전에 만났던 여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말이죠. 치매에 걸린 프랭크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리비는 요양보호사인 딜런과 함께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프랭크는 더 늦기 전에 과거의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살인예고가 넘쳐나는 요즘 시기에 보기 힘든 따듯한 내용의 소설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걱정하고 함께 안전하게 생활하던 때가 그리워지는 이때에 시기적절하게 찾아온 소설이 아닌가 해요.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의 첫사랑을 찾을 수 있으라 희망을 가질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를 도우려던 이유는 뭘까요? 마지막은 아름답게 간직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는데요. 여러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 첫사랑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기분 좋게 다가왔던 <88번 버스의 기적>이었습니다. 더불의 고이 간직했던 저의 추억도 꺼내볼 수 있어 기분이 간질간질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