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인간 / 한정현

환승 인간 - 좋아하는 마음에서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정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8월

『환승 인간』

<환승 인간>은 '마고'의 작가 한정현의 첫 산문집입니다. 에세이나 산문집을 만나다 보면 작가를 한층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을 읽기 시작한 초반엔 힘든 시간을 보낼 때여서 그랬는지 인간다움이 물씬 풍기고, 작가의 생각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를 즐겨 읽었어요. 그러면서 작가도 사람이구나, 우리네 삶이랑 별반 다를 게 없구나.. 느꼈던 것 같네요. <환승 인간>에서의 작가 한정현은 소설에 이미 자신을 많이 녹아냈다고 해서 소설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환승'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요? 전 대중교통이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요. 거의 대부분이 지하철이나 버스 환승을 생각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들어봤던 게 환승 연애. 이 정도랄까요? 갈아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환승'에 대해 사람과 연결했을 때 좋은 이미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작가가 이야기하는 환승 인간을 '페르소나' 같은 개념이라 이해했어요. 우리는 어떤 모임이나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 약간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가면을 쓰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얼굴을 찾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죠.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매 순간, 우리 삶 자체가 '환승'하는 것과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들이 지금과는 다른 시간들이니까요.

작가가 읽었던 책, 영화, 작가가 경험한 여행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특히나 전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는 거의 다 보다시피 했거든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역시 너무 재밌게 봤었는데 애니메이션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까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도(듣는 것)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에세이 읽는 시간이 즐거운가 봅니다.

환승하는 삶. 환승할 수밖에 없는 삶. 좋아하는 것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환승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좋아해야만 하는 것을 만들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살아지는 삶도 있다. 마음과 사랑이라는 것을 솝쉽게 쓰지만 사실 요즘은 그런 것마저 만들어내야만 견딜 수 있는 삶도 많다고 느낀다는 프롤로그 속 저자의 말처럼 환승의 즐거움을 아는 삶을 살다 가고 싶어집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