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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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1850년대, 서부 개척시대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은 실존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작가 남편의 조상인 존 라우리는 포니 족 여성과 백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나 서부로 이주해 정착한 인물이었고, 존 라우리가 바로 이 책에 영감을 준 인물이라 하겠습니다.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와 이주 후의 삶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떠났던 이주자들의 힘든 여정을 담고 있어 자칫 지루할 수도 있겠다 생각되었지만 그건 쓸데없는 기우였네요. 이 책의 내용을 이끌어가는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지루함을 날려주거든요.

이주 중이던 나오미 가족은 출산이 임박한 엄마로 인해 잠시 이주 행렬에서 벗어났고, 동생이 가지고 놀던 화살에 맞아 죽은 원주민의 동족의 습격을 받으며 살육의 현장에 던져지는 나오미. 갓 태어난 막냇동생과 나오미만 살아남은 상황에서 이주를 준비하며 존 라우리를 처음 만났던 때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존 라우리와 나오미 메이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콜레라로 남편을 잃은 스무 살의 나오미는 친정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대장정의 길에 오르기로 합니다. 이동에 필요한 당나귀를 들이고 이주하는 동안 길을 안내할 이도 정하면서 분주하게 이주 준비를 하는 메이 가족. 인디언 이름으로 '두 발'이라 불리는 존 라우리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나오미와 존은 서로에게 살며시 스며듭니다. 미동도 없어 보이는 존보다는 나오미의 적극적인 모습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서부로 이동하는 동안 위험천만한 일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존과 친한 원주민의 도움으로 위기를 헤쳐가기도 하는데요. 이들 가족은 무사히 이주하려는 곳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주하는 동안 원주민들의 습격도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알 수 없는 질병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먼 거리를, 그것도 험난한 여정이 기다릴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의 길에 오른 것일까요? 아미도 "땅, 행운, 멋진 인생, 사랑까지 모두들 이주 후의 삶에 대한 기대"가 컸을 겁니다. 실제로 오리건,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는 이들에게 땅을 나눠 준다고 했으니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로 너도나도 이주 행렬에 합류했을 것 같네요. 버티고 이겨낸 자만이 누릴 수 있었던 이주의 삶.. 녹록지 않은 그들의 여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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