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리석은 장미』

'여섯 번째 사요코'로 1992년 문단에 데뷔한 온다 리쿠. 이 작가의 책은 청량감을 가득 안은 완전 파란 표지 '스키마와라시'로 처음 접했어요. 뭔가 느긋한 느낌의 온다 리쿠만의 문체가 참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언젠가 언니가 선물한 꿀벌과 천둥'을 조금씩 읽고 있던 중에 새로운 책 <어리석은 장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꿀벌과 천둥'을 선물받고 너무 두꺼워 한참을 지켜보기만 했는데요. 이번에 만나게 된 <어리석은 장미> 역시 만만치 않은 두께를 자랑하네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2006년 잡지 'SF Janan'에서 연재를 시작해 잡지 '요미라쿠'에서 무려 14년 만에 완결한, 뱀파이어와 SF 세계관이 결합된 장편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데뷔 30주년을 앞든 2021년 겨울에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뱀파이어, SF 둘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장르인데다 분홍분홍한 표지가 시선을 완전 사로잡았습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읜 14세 소녀 다카다 나치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허주 승선원이 되기 위한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엄마의 고향 이와쿠라에 갑니다. 지구의 멸망을 대비해 우주로 떠나는 배 '허주의 승선원'이 되기 위해 캠프에 참가하는 데요. 변질되길 기다리고, 변질을 지켜보고 나서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캠프입니다. 마을에 온 지 이틀 만에 변질이 시작된 나치는 변질이 시작되면 힘들 거라는 말을 후카시로부터 듣게 되고, 나치의 첫 피 먹음은 자신의 역할이라고 하는데요. 변질되는데 왜 피 먹음이 필요할까 했는데 속 안의 모든 피를 토해내고 나서 누군가의 피를 먹지 않으면 죽음에 이른다고 하네요.(뱀파이어의 특징이 여기서 드러나게 되는 거죠.) 불사의 몸이 되는 변질체, 피 먹임을 통해서 완전한 변질체가 되어야 허주의 승선원이 될 자격을 부여받게 될 텐데요. 나치는 허주의 승선원이 될 수 있을까요?

엄마의 사망 원인은 아빠에 의한 살해라고 은연중에 소문이 난 이와쿠라 마을. 나치 엄마의 시체는 발견되었지만 엄마가 사망한 날 아빠가 사라졌다고 해서 아빠가 범인일 거라는 단정은 힘들겠지만 그 후 행방이 묘연한 아빠이기에 타당한 의심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과거 허주의 승선원이었던 엄마를 죽인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해 페이지를 넘기게 되네요. 캠프 시기에 진행되는 축제도 그렇고, 부모님의 사연도 자신이 왜 이와쿠라에 오게 되었는지 속 시원하게 모르던 나치, 자꾸만 이상 증상을 겪으며 하나하나 알아가며 성장해 가는 나치를 만날 수 있는 <어리석은 장미>입니다.

흔히 알고 있던 흡혈을 자행하는 뱀파이어와는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고 SF 적인 요소가 가득하면서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어리석은 장미>. 너무 더워 잠 못 이루는 지금 읽기 딱 좋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