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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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스노우 엔젤'을 통해 알게 된 작가 가와이 간지. 그의 데뷔작 <데드맨>을 출판 10주년을 기념해 리커버 에디션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2012년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품이 바로 <데드맨>입니다. 데뷔작으로 대상 수상이라니 놀랍지 않으신가요? 흡입력 있고 빠른 진행으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을 느끼며 푹 빠져 읽었던 이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나 되었다는 사실도 저에겐 놀라움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일기로 시작되는 <데드맨>은 젊은 경영인의 머리 없는 시체가 발견되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가부라기 데쓰오를 중심으로 한 수사팀은 머리 없는 시체의 수사를 진행하지만 곧이어 몸통, 팔, 다리만 하나씩 사라진 시체가 연이어 발견됩니다. 점점 수사에 난항을 겪게 되는 가부라기 수사팀. 예리한 칼로 필요한 부분만 잘라가듯 사라진 신체 일부와 장기 보존액을 사용한 흔적,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중년 남성의 머리카락..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범인은 무슨 목적이 있기에 이들의 신체 일부만 정교하게 떼어내 가지고 간 것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수사팀과 별개로 누군가의 의식이 깨어납니다. 좋지 않은 시력으로 의식이 돌아온 후 마주하게 된 의사로 보이는 여성으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머리와 몸통만 있으니 팔, 다리를 붙여주겠다고요. 다시 의식을 찾았을 때엔 여성의 말대로 온전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알게 된 열여덟 살 소녀를 통해 자신이 시체들의 일부분으로 이루어진 사람이며 의사였던 자신의 할아버지와 함께 사진에 찍힌 두 명의 의사가 낸 의료사고로 인해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졌음을, 그들의 신체 부분들로 자신이 조합되었음을 알게 되죠. 그렇게 이 남성은 '데드맨'이라 자신을 칭하며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가부라기 수사팀에 제보를 하게 되며 수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활발히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사건에 깊숙이 들어갈수록 지금 현재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의료사고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급발진 사고도 그렇지만 의료사고 역시 해당 분야에 있는 이들이 밝혀주지 않으면 일반 피해자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힘들죠. 범행을 저지른 범인의 사연을 보면 볼수록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 누구도 권력을 쥔 사람을 뛰어넘을 수 없기에 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복수를 꿈꾸게 되겠고요. 어떠한 경우에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그 누구도(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해결해 주지 않는 일이라면, 누가 봐도 잘못이 인정되는 일이지만 가진 자가 교묘히 빠져나가는 일이 벌어지면 저 역시 법의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네요.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 계기, 숨겨져 있던 데드맨의 사연이 먹먹함으로 남는 <데드맨>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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