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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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타임스' 선정 '1945년 이후 가장 위대한 50인의 영국 작가'에 이름을 올린 작가 이언 매큐언은 '첫사랑, 마지막 의식'으로 데뷔해 서머싯 몸 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암스테르담'으로 부커상을 수상했고 <속죄>로 LA 타임스 도서상을,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한 영화 '어톤먼트'를 제작해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하네요. 전 아직 이언 메큐언 작가의 책도, 영화도 만난 적이 없어서 이번에 만난 <속죄>로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방적인 오해는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주는 예가 되는 소설이지 않나 해요. 속죄란 '지은 죄를 물건이나 다른 공로 따위로 비겨 없애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브라이어니는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 소설을 집필하고 그 안에 자신의 뜻을 담았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이루어진 속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이라면 분명 묻고 넘어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자신이 본 것에 대한 확신이 있는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이성적인 사람이었다면 두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달라졌을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네요.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탤리스가의 막내 브라이어니는 소설 쓰기를 즐거워하는 소녀입니다. 오빠 로언이 초콜릿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친구 폴 마셜과 함께 집에 온다는 소식에 들떠 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탤리스가에 와 있는 사촌 롤라와 쌍둥이 동생들과 오빠에게 선보일 연극을 준비하던 중 언니 세실리아와 가정부의 아들 로비의 애정행각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소녀는 세실리아와 로비의 모습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이 아닌 뭔가 강압에 의한 관계로 보는 것 같습니다. 로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브라이어니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촌 롤라가 강간 당하는 장면을 브라이어니가 목격을 했고 그 범인을 로비라고 지목한 부분이죠. 자신이 목격한 것을 진실인 양 단호하게 로비가 한 것이 틀림없다고 대답합니다.

감옥으로 보내진 로비는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조기 석방을 조건으로 전쟁에 투입되었고 피폐한 삶을 살아가게 되네요. 세실리아를 따라 브라이어니도 간호사의 길을 걸었고 결국 두 사람 앞에서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비는 장면이 나오지만 쉽게 용서될 것 같지 않네요. 미래가 촉망되는 청년이었던 로비는 의대 준비를 하고 있었고 브라이어니로 인해 모든 것이 틀어져 버리고 말았죠. 브라이어니의 진술이 아니었다면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는 예정대로 학업을 마치고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브라이어니는 깨달았을까요? 진심 어린 사과라도 했다면 좋았겠지만 마지막에 드러난 반전에 또 한 번 화가 치밀어 올랐던 <속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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