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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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어리석은 자의 독'을 시작으로 '전망탑의 라푼젤'까지 두 작품을 미리 만나봤던 작가 우사미 마코토. 두 책 모두 재밌게 읽었던 책이라 우사미 마코토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반갑기만 했습니다. 이번에 만난 <밤의 소리를 듣다>는 청춘 미스터리를 보는 느낌이어서 그런지 너무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밝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 해요. 이번에 만난 우사미 마코토의 책까지 세 권 모두 너무 재밌어서 다른 책들은 언제 국내에서 번역이 되어 만날 수 있을지 내심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던 류타 앞에 커터칼로 자신의 손목을 긋고 하얀 원피스를 새빨갛게 물들이는 유리코를 만납니다. 일명 리스트 커터로 불렸던 유리코는 '아직 살아 있다'는걸 확인하고 싶어 손목을 긋는, 살기 위해 갈등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그때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임을 느꼈을 류타는 유리코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합니다. 유리코를 통해 사회적으로 소외당한 이들이 다닌다는 하루노부 고등학교 야간부 과정에 다니게 됩니다. 료타는 하루 고등학교에서 말 많고 가벼워 보이는 다이고를 만나게 되고 그가 숙식하며 일하는 재활용품점 겸 심부름센터 '달나라'를 알게 되죠.

무뚝뚝하고 정 없어 보이는 '달나라' 주인 다카에와 그런 가게에서 숙식하며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 않는 다이고 사이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었습니다. 11년 전 마을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에 관한 일이었는데요. 표면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였던 그들이었는데요. 과연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함을 느끼게 합니다. 어느 날 달나라로 찾아온 다쓰노로 인해 목공소 부업으로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모두 죽는 일이 발생하고 유리코의 숙부 자살 사건의 실마리를 찾던 료타는 자살 사건과 애벌레가 죽은 사건이 연결되어 있음을 밝혀냅니다. 그 후 달나라에 의뢰가 들어오는 사건에 함께하는 류타입니다.

일상 미스터리에 대한 의뢰가 들어오며 가볍게 해결하는 류타와 다이고의 모습은 두 사람이 이제 친구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던 류타 앞에 유리코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래서 고등학교 야간부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다이고를 만나지 못했다면.. 류타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1년 전 마을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인 사건에 대한 비밀이 드러날수록 안타까운 마음이 커졌습니다. 다이고가 세상을 잘 헤쳐나가길 응원하는 마음도 커졌고요. 우사미 마코토의 <밤의 소리를 듣다>는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고 어둡지 않았던, 게다가 희망적인 결말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던 책으로 기억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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