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7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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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책은 바로 <데미안>입니다. 처음 읽을 몇 년 전에는 완독은 했지만 절반은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책을 덮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전과 친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물론 지금도 고전은 저에겐 어려운 숙제 같은 느낌이 있지만 그때는 더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흄세 시즌 4로 다시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네요. '결정적 한순간'이라는 테마로 찾아온 이번 시즌에서 단연 돋보이는 새하얀 표지를 입고 돌아왔습니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이야기하죠. 개신교 선교사였던 아버지와 신학자 가문 출신의 어머니 영향으로 기독교적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헤세. 세계 제1차 대전 직후 이미 소설가로 명망을 얻은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책이 바로 <데미안>입니다. 이 책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을 거뒀고 1년 만에 문체 대조를 통해 헤세의 작품임이 밝혀졌다고 하네요. 그의 작품을 어떻게 숨길 수 있겠습니까~ ^^ 작품성만으로 평가받고 싶었다며 필명을 사용한 연유를 밝혔는데요. '작가는 진정한 작가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헤르만 헤세가 활동하던 당시의 시대는 얼마나 혼란스럽고 불안했을까요? 목차에서 보이는 종교의 색은 그가 기독교 집안의 자녀였기에 드러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기독교인이기에 카인, 십자가, 야곱의 기독교적인 제목에는 거부 반응이 없었고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짐작을 해 보지만 혼란스럽던 그 당시의 시대를 종교적인 방식으로 이겨나가려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내 이야기를 하려면 먼 과거에서 시작해야만 한다."라는 첫 문장으로 <데미안>은 시작합니다. 싱클레어가 어린 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을 찾는 여정을 그린 소설 데미안. 뭔가 있어 보이려고 했던 거짓말을 시작으로 크로머에게 약점이 잡힌 싱클레어가 거짓말한 대가로 지불해야 했던 돈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마련해야 했습니다. 크로머의 그늘 아래에서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학교폭력 문제가 떠오르게 됩니다. '이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구나, 단지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크로머의 그늘에서 괴로움의 시간을 보내던 싱클레어 앞에 막심 데미안이 나타나고 그의 도움으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크로머의 그늘에서 벗어납니다. 뭔가 빛과 같은 존재라고 느껴지는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겐 선한 천사 같은 이미지였을 겁니다.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던 싱클레어의 삶 속에 조용히 파고들어 의문을 갖게 하는 데미안을 보면서 나의 가까이에서 선한 방향으로 조언을 해 주는 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답니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해 나갑니다. 자신들이 겪는 상황들은 갇혀 있던 틀을 깨야 하는 문제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들 생각의 틀을 알이라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데미안>. 알 속에 있는 생명체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 또한 엄청난 힘과 용기가 필요하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임.. 그만큼 고통이 주어지기 때문에 세계를 깨고 나와야 하는 성장의 과정이 쉽지 않음을 은유적인 표현으로 설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큰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고 또 묻길 바라는 마음으로.. 데미안을 읽어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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