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ㅣ 에디터스 컬렉션 15
메리 셸리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프랑켄슈타인』

SF의 시초라고 알려진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언제 읽어도 재밌는 것 같습니다. 책보다도 어렸을 때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났던 <프랑켄슈타인>은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해 낸 괴물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사실 괴물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생각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네요. 성인이 되어 만난 프랑켄슈타인은 괴생명체를 만들어낸 주인공이었고 괴물에겐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관심을 가진 학문으로 인해 생명을 불어 넣은 이 생명체에게 그는 왜 애정을 쏟지 않았는지 읽을 때마다 궁금하기만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고 흙으로 사람을 빚어 숨을 불어 넣은 후 최초의 인간이 탄생했습니다. 생명을 주관하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왜 프랑켄슈타인은 그 영역을 침범하려 했을까요? 잠시 신의 흉내를 내 보려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는데요. 그렇다면 자신이 창조한 생명인데 생김새가 흉하다고 외면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네 번째 만난 <프랑켄슈타인>은 '알쓸인잡'과 함께해서 더 즐거웠습니다. 알쓸인잡에서 이야기된 <프랑켄슈타인>은 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대화가 오고 갔는데요. 노예 해방에 대한 해석까지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 낸 괴물에게는 '나를 왜 만들었는가'라는 의문이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시체의 조각조각을 모아 외형을 만들고 전기 충격을 이용해 살아 숨 쉬게 한 프랑켄슈타인이 처음부터 그를 잘 가르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줬더라면 악한 마음을 품을 일이 있었을까, 설령 괴물 같은 모습에 깜짝 놀라 그를 버리고 달아났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그가 원하는 바를 들어줬더라면 프랑켄슈타인 가족을 해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안타까움이 많이 생겼는데요. 각 개인의 성향 문제도 있겠지만 괴물은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모로 평가되는 현실도 씁쓸하기만 하네요.

그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된 <프랑켄슈타인>을 만나봤는데요. 아직 책으로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문예출판사 에디터스 컬렉션으로 만나 보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삽화가 이야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거든요. 삽화와 함께라서 더 재미를 느끼지 않았나 합니다. 메리 셸리가 살았던 그 시대에는 과학이 쇼와 비슷했다고 하는데요. 그런 내용들을 상상하며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읽는 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네요. 언제 이 책을 다시 읽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만나는 <프랑켄슈타인>은 어떤 주제와 어떤 재미로 읽힐지 기대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