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야가의 밤 - 각성하는 시스터후드 첩혈쌍녀
오타니 아키라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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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야가의 밤』

첩혈쌍녀(喋血双女)는 재잘거리며 핏빛 사건을 해결하는 두 여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홍콩 느와르 영화 제목을 차용했다는 첩혈쌍녀는 전통적으로 남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탐정물은 시작부터 가만히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의뢰인을 맞이하는, 남자 탐정은 입을 다물고 있어도 여자 쪽에서 다가오는 형태가 많았다고 하네요. 첩혈쌍녀 시리즈에서는 서로 말을 나누며 각종 사건에 적극적으로 다가가 해결하는 두 여성 주인공의 활약이 담긴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고 딱 10권만 만들 예정이라고 해요.

뭔가 묵직하고 피 냄새 자욱한 미스터리 스릴러는 너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긴장감 백배의 스릴러는 다 일고 난 후 피로감이 확 몰려들기도 하는데요. 이번에 만난 바바야가의 밤은 피로감보다는 조금은 통쾌하고, 이건 뭐지 싶은 미스터리함을 안고 있어 너무 좋았어요.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 속에서 일을 해결하고 힘을 쓰는 사람은 거의 다 남자였어요. 건장하고, 머리 좋고, 어떤 사건에든 앞장서는 남성들이 많았어요. 최근 들어 엘리트하고 힘도 넘치는 여성들이 등장하는 것 같아 반갑기만 한데요. <바바야가의 밤>에는 조폭도 능가할 위력을 지닌 여성이 등장합니다.

건장한 체격의 여성이 흠씬 두들겨 맞고 끌려왔습니다. 그녀를 반 죽음으로 만든 이들은 나이키 회장의 야쿠자 부하들입니다. 더 건장한 남성들 몇 명쯤은 거뜬히 해결할 수 있는 이 여성 신도 요리코는 나이키 회장의 딸을 경호하는 업무를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게 됩니다. 야쿠자들이 있는데 왜?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나이키 회장의 외동딸 쇼코를 경호하던 이가 다른 마음을 품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여자라면 안심이 되겠지.. 그런 의미겠지요. 

쇼코의 엄마는 '긴 칼 마사'라고 불리는 쇼코의 아빠가 총애하던 부하와 도주했고 10년이 지난 시간 동안 나이키 회장이 뒤를 쫓고 있어요. 엄마를 완전히 빼닮은 쇼코는 엄마가 젊었을 때 입었던 옷을 입으며 신부수업을 합니다. 쇼코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선물했던 이니셜 N이 새겨진 목걸이도 하고 있었어요. 완전히 엄마의 모습을 하고 떠나간 엄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딸의 모습입니다. 회장의 뒷수습을 하며 오랜 시간 사람을 미치도록 만들며 서서히 죽이는 우타가와 쓰요시가 쇼코의 약혼자입니다. 쇼코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이 자와 약혼을 할까요? 신도 요리코는 무탈하게 쇼코를 잘 경호할 수 있을까요?

짝수장에 등장하던 엄마의 이야기인듯한 부분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고 텔레비전 방송에 드러나고 또다시 위험에 처하는 이들을 보면서 많은 긴장을 했어요. 쇼코의 엄마 이야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숭어 있었네요. 그리고 쇼코를 경호하다 생긴 약혼자를 향한 신도의 불미스러운 사건에서 쇼코 아빠가 행했던 만행이 드러났을 땐.. 진짜 육두문자가 마구 쏟아졌습니다. 눈앞에 있었다면 주먹도 아까울 정도의 쓰레기 같은 그런 모습이었지요. 다행스럽게도 이 두 여성은 야쿠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오랜 시간 도망자의 삶을 살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며 서로 위안이 됐겠다 생각되니 안심이 됐어요. <바바야가의 밤>을 읽으니 앞으로 나올 첩혈쌍녀 시리즈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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