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R - Rossum's Universal Robots 로숨 유니버설 로봇
카테르지나 추포바 지음, 김규진 옮김, 카렐 차페크 원작 / 우물이있는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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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R : 로숨 유니버설 로봇

어렸을 때 많이 보아오던 공상과학 만화에서 서기 2000년이 되면 많은 것이 변해 있을 거라는 내용으로 많이 방영했었지요. 사람처럼 말하고 날아다니던 아톰,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람을 대신해 대부분의 일을 하는 로봇들을 볼 수 있었어요. 진짜 2000년만 되면 그렇게 세상은 뒤집어질 거라 어린 마음에 막연히 기대했었더랬어요. 만화에서처럼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로봇이 많이 생겨난 것은 맞는 것 같네요.

무려 100년 전 카렐 차페크는 로봇이 세상에서 많은 부분 차지할 거라는 걸 내다본 작가입니다. 20세기 체코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으며, 체코 문학사 천년 동안 체코인들의 가장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카렐 차페크. <로숨 유니버설 로봇>은 연극으로 공연되었고 희곡에서 처음으로 '로봇'이란 단어가 탄생했다고 하네요. 로봇이란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따온 말이며 중노동, 부역 노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노동자가 가장 훌륭한 노동자일까요?"

"가장 값싼 노동자지요. 부려먹기에 가장 경제적인 노동자요."

육체적인 능력은 사람보다 뛰어나지만 사람이 아닌 로봇.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로숨 유니버설 로봇 회사 공장에는 사람보다는 로봇이 대부분의 일을 처리합니다. 로봇을 만드는 공장이니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이 공장에 방문한 헬레나는 공장의 곳곳을 돌아보며 로봇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며 안쓰러워합니다.

헬레는 인권연맹 회원으로 로봇들을 보호하며 자유를 주고 싶어 합니다. 로봇에게 영혼을 넣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죠. 어느 날 도서관 로봇이 발작을 일으켰고 뭔가 각성한 듯한 도서관 로봇은 자신을 분쇄기에 보내달라고 하네요. 자신에겐 주인이 필요 없고 인간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서요. 헬레나는 해리에게 공장을 폐쇄하고 떠나자고 호소하지만 나라별로 로봇을 생산할 공장을 마련할 거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해리입니다. 이후 최초로 로봇 노동조합이 결성되었고 로봇이 집결하기 시작합니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로봇을 만들고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아이까지도 로봇으로 대체하려 했던 로봇 개발자들의 발상은 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사람 대신 로봇들이 차지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로봇으로 인해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아이러니한 일은 없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로봇 덕분에 편해진 것은 분명 맞지만 로봇으로 인해 설자리가 사라지는 사람들.. 뭔가 새롭게 풀어야 할 숙제를 떠안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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