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장난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3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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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장난감』

흄세 시즌 3 두 번째로 만난 책은 로베르토 아를트의 <미친 장난감>입니다. '질투와 복수'라는 주제로 이번 시즌에 등장한 로베르토 아를트는 아르헨티나 작가입니다. 굉장히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항만 노동자, 정비공, 용접공, 서점원 등을 전전하다 결혼 후 고향으로 돌아가 기자로 일하면서 쓴 첫 소설이 <미친 장난감>이라고 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작가의 이력을 보니 이 책은 자전적인 소설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짐작하게 됩니다. 어떤 분노로 가득했길래 책 표지 속 남성의 얼굴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있는 걸까요.

실비오는 책을 가까이한 소년입니다. 부자들에게서 빼앗은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모습이 너무도 매력적으로 본 실비오는 도적 문학에 심취해 있었고 책을 읽을수록 자신이 도적이 되어 활약하는 상상을 합니다. 책을 읽으며 멋있게 느꼈던 부분처럼 의적이 되고 싶다고 했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네요.

위조꾼이라 불리는 실비오의 친구 엔리케 이르수베타. 이르수베타 가족은 집안 대대로 판사를 해온 사람들을 비롯해 보수당 쪽 사람들과 친척 관계였기 때문에 더 기세등등 했을까요? 빚쟁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소리를 지르고 외상값을 갚으라는 사람을 경찰인 아버지는 폭행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엔리케가 더욱 대담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실비오는 엔리는 임대 글씨가 붙은 곳을 시작으로 도둑질을 시작합니다. 경보장치 없는 금고를 털고 루시오를 영입하며 '한밤의 신사들 클럽'을 결성해 본격적인 도둑질을 하는 이들입니다. 책을 훔치기 위해 도서관 잠입하고, 진정한 책의 가치보다는 이 책이 우리 손에 얼마를 쥐게 해 줄지에만 관심이 쏠린 이들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의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이들 클럽은 흐지부지됩니다. 이때 그들의 나이가 열네 살이었다니.. 믿어지시나요?

실비오는 '이제 너도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냐'며 생활전선으로 떠밀렸고 제대로 배운 것 없는 그는 악덕 고용주 가에타노 씨의 책방에서 일하게 되지만 정말 눈물 없인 볼 수 없을 정도로 노동력 착취를 당하는 실비오입니다. 노예처럼 부려먹는 가타에노 씨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나온 실비오는 항공 정비사 실습생 모집에 선발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갑니다. 너무 똑똑해도 문제군요. 도전하는 것마다 번번이 실패로 돌아오는 그는 세상을 어떻게 느끼게 될까요? 자신을 더 책망하고 점점 소심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이들에게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위험하고 더럽고,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일, 몸으로 해야 하는 노동뿐일 겁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평등하지 않은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또 우리들 삶이기도 하지요. 가난과 불행 속에서 살았던 실비오는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을 지 궁금하신 분은 <미친 장난감>을 읽으며 진정한 삶의 의미도 찾아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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