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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사람을 얻는 지혜』
주변에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이들이 있어요. 농담도 잘하고 말도 어쩜 재밌게 잘 하는지,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게 하는 직장 동료도 있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 주변에 어떤 이들이 있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칠까 걱정도 되죠. 발타자르 그라시안 <사람을 얻는 지혜>는 저처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가진 분들이라면 찾게 되는 책이지 않을까 해요.
예수회에 입회하고 철학 과정 공부를 한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수도원에서 수련기도 마쳤다고 합니다.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서 종교적인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아 종교인이 아닌 분들도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개인의 성숙이었고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자신을 지킬 방법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격언 형식의 300개의 글은 흡사 솔로몬의 '잠언'과 닮아 있어요. 장황하고 길지 않은 내용의 글이지만 마음속에 스미는 문장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인간의 위대함은 운이 아닌 미덕으로 평가돼야 하고, 현실을 날카롭게 인식하며, 짧지만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한 안목,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위대한 관계에 대해, 내면의 절제와 평정심, 온전함, 성숙에 대한 주제로 교훈적이고 간결한 문체를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친구가 많지 않은 저에게는 '우연에 의지해 친구를 사귀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 많이 와닿았어요.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죠? 현명한 사람은 절대 어리석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친구는 신중하게 곁에 두라고 이야기합니다. 진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선택하는 안목도 다 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게 없단 생각뿐입니다.
"오늘날 한 사람을 다스리는 데에는 과거에 한마을을 다스리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완벽한 사람에 이르기는 힘들지만 바른 사람이 되려는 노력은 개개인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선 사람이 되라고 강조하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서도 짚어주는, 그야말로 옆에 한 권씩은 끼고 있어야 할 책이라 생각되는 <사람을 얻는 지혜>입니다. 과하지만 않다면 쾌활하고 재밌는 성격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가장 위대한 사람들도 유머를 구사해 사람들의 호의를 얻고 어려운 상황도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직장 동료가 그렇게 부러웠나 봅니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살아갈 수 없는 것도 현실이고요. 언제 어느 때 누구를 만날지 모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며 알아야 할 지침서 같은 책 <사람을 얻는 지혜>입니다. 이 책을 통해 사람을 보는 혜안도 기르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악이 되지 않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배워가는 시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