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창 탐정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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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창 탐정』

출간하는 책마다 놀라움을 선물하던 나카야마 시치리가 새로운 탐정 '인면창'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인면창은 팔꿈치나 무릎 등에 생기는 사람 얼굴 모양의 부스럼을 말하는데요. 이 부스럼은 문드러진 후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사람 얼굴과 비슷한 모양이 되며 '인면창'이라 불린답니다. <인면창 탐정>은 어깨에 이 인면창이 생긴 상속 감정사 미쓰기가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연결되지 않는 시골인 사쿠마 마을, 신슈에서 제일가는 산림왕에 유서 깊은 거상으로 거대한 목재 왕국을 세운 혼조 가문. 회사 세 곳과 골프장 세 군데, 호텔업까지 대박을 터뜨린 혼조가는 목재 불황으로 경영 악화로 치닫던 중 총수인 구라노스케가 유서도 없이 갑자기 사망을 합니다.. 아버지 사망 후 그룹 경영에 크게 관심이 없고 심지어 빚만 남은 듯한 그룹이어서 형제들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재산을 처분해 나눠 갖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그런 혼조가에서 소유한 산을 비롯해 건물 등을 감정 후 상속인들에게 유산분할 업무를 맡은 미쓰기는 산을 조사하던 중 '몰리브덴'을 발견했고 그 후로 혼조가의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장남 다케이치로, 차남 고지, 삼남 에쓰조, 그리고 장녀 사요코와 장애를 가진 아들 다카히로. 형제들끼리 유대감도 전혀 없고 상속 재산에만 관심이 많은 그런 형제들이었어요. 형제들 중 누구보다 제일 많은 상속분이 떨어지길 기다리던 혼조가 사람들이 하나, 둘 살해됩니다. 범인이 누구일까 추측해 보지만 뒤로 갈수록 이 사람인가, 저 사람인가 많이 헷갈렸답니다. 나눠 가질 것 없다 생각했던 유산에 대한 희망을 준 미쓰기는 복신의 이미지로 다가왔지만 그가 온 후 계속해서 죽어 나가는 혼조가를 보면 상속 감정을 의뢰했던 혼조가의 변호사 히라기는 그를 역병신이라 부르기도 하며 달갑지 않은 손님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상속 감정사의 지식을 쏙쏙~ 스펀지처럼 빨아들인 인면창의 활약이 돋보이는데요. 어렸을 때 생긴 상처가 아무도 없을 때면 미쓰기에게 말을 걸고 '인 씨'라는 이름까지 얻은 괴이한 존재 인면창의 추리는 그야말로 예리합니다. 특히 숙주인 미쓰기를 얼마나 매몰차면서도 웃기게 돌려까는지~ 너무 무시를 당하는 미쓰기가 안쓰러울 정도랍니다. 하지만 소심한 성격의 미쓰기에겐 이 괴이한 존재인 인 씨가 의지할 수 있는 친구이자 파트너입니다.

상속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던 중 밝혀진 당주 구라노스케의 삐뚤어진 자아와 애증, 시골 마을에 만연했던 낡은 인습과 현대에도 여전한 가부장제, 형제간의 불화라는 내용은 읽는 동안 불편하게 느껴졌던 <인면창 탐정>이었어요. 계속 엇나갔던 저의 추리보다도 혼조가에서 일하던 구루미에게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미쓰기의 반전이 더 놀라움을 선물한 책입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새롭게 시도하는 몸에 난 상처 인면창! 요괴처럼 사람 몸에 기생하며 말도 하고 해박한 지식까지 겸비한 인면창 탐정 인 씨의 다음 활약도 기대하겠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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