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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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숲속의 로맨스> 제목 참 로맨틱하지 않나요? 표지의 분위기와는 너무도 다르게 제목은 로맨틱합니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표지 속 큰 저택은 아무래도 책 속에 등장하는 오랜 시간 사람이 들지 않았던 수도원 같은 느낌입니다. 번개가 치는 날씨인 것 같은데 맨 꼭대기에 한 여인이 보이네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한 이 여인이 주인공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고딕 소설의 선구자라는 영국 작가 '앤 래드클리프'의 작품을 고딕서가를 통해 만나게 되네요. 1790년대 원고료가 가장 비싼 작가였다고 하니 당시 인기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비정한 아버지로 인해 수도원에 가야 했던 아들린. 수녀가 되기를 거부했던 아들린은 수도원을 나온 후 두 남성에 의해 감금되었다가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라 모트의 손에 넘겨집니다. 이 라 모트라는 자는 명석했지만 결단력이 약하고 나약한 성정에, 악덕을 일삼는 자였어요. 그래도 한 가닥의 양심은 가진 자라 야밤에 국왕의 눈을 피해 도망자의 신세면서도 영문도 모른 채 떠넘겨진 아들린을 책임지려합니다. 누군가 쫓아오지 않을까 밤낮을 달려 깊은 숲속에 이르렀고 한때는 몽탈 후작의 수도원이었으나 몇 년째 방치 상태인 폐허 수준의 수도원에 몸을 숨기기로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방들과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방들에서 기이한 소리도 들려오고 과거 갇혀 있었던 것 같은 누군가의 일기도 발견하며 으스스 한 상황은 계속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몽탈 후작이 수도원에 모습을 드러냈고 도망자 신세인 라 모트는 후작을 보고 떨기 시작하죠. 라 모트의 약점을 쥐고 있는 몽탈 후작은 한눈에 반한 아들린을 손에 넣기 위해 라 모트와 계략을 꾸밉니다. 아들린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아버지를 들먹이며 후작을 받아들일 것을 종용하는 라 모트. 깊은 숲속 수도원에 갇힌 신세인 아들린은 이들을 피해 달아날 궁리를 해 보지만 쉽지 않네요.

라 모트의 하인 페터의 도움을 받아 탈출을 하려 했던 아들린은 후작의 하인에게 붙들려 후작 앞에 놓인 상황이 되고 자신의 청을 받아달라고 강요를 하는데요. 후작을 피해 또다시 달아나려는 아들린 앞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가 등장했어요. 바로 후작 곁에 있던 기사 테오도르입니다. 후작과 라 모트가 꾸미는 계략을 아들린에게 알려주려 하다 후작에 의해 가로막혔지만 탈영을 감행하며 아들린을 돕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뒤쫓아 온 기사들에 의해 상처도 입고, 앞날이 걱정되는 테오도르와 아들린입니다. 이들은 무사히 후작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원한다면 언제든 여성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 그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들린을 통해 억압된 여성의 몸부림이 전해집니다. 가부장적인 그들의 그늘 아래만 있던 여성들이 스스로 밖으로 나오려는 모습을 앤 래드클리프는 그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숨 막히는 추격전, 서서히 드러나는 출생의 비밀 등 이들의 이후 행적이 궁금하시다면 꼭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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