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사카모토 유지.구로즈미 히카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아웃사이트(OUTSIGHT)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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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2021년 개봉한 스다 마사키, 아리무라 카스미 주연 영화를 노벨라이즈 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읽었습니다. 20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20대 때 저의 추억을 소환하며 그 시절로 데려다줍니다. 달콤하기만 할 것 같았던 첫사랑,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음을 시간이 흐르면서 느꼈던 것 같아요. '왜 세상엔 영원한 게 없을까' 궁금했던 20대였던 것 같네요. 

2015년 하치야 키누는 스물한 살 대학생입니다. '면과 여자대학생'이라는 이름의 라면 블로그를 운영하고, 미라를 좋아하고, 개그 콘서트를 즐겨보며, 막차를 놓치기 일쑤인 평범한 여대생이죠. 야마네 무기 역시 스물한 살의 교통량 조사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난한 대학생입니다. '가위바위보 규칙이 이해가 안 되고, 스트리트 뷰로 근처를 검색하다 자신이 모습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순진해 보이는 남학생이죠.

키누와 무기는 우연히 막차를 타러 가다 만났습니다. 두루마리 휴지를 껴안고 막차를 타러 들어가던 키누는 무기와 부딪히고, 카드 잔액이 부족해 들어가지 못한 무기와 만나게 되죠. 역 안에 키누와 무기 외에 막차를 놓친 두 명이 합류해 네 명이 첫차를 기다리며 심야영업 카페에 가게 됩니다. 첫 차가 다닐 때까지 함께 있기로 하고는 키누와 무기만 남기고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가버렸어요.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전화를 받는 사이 무기의 학교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곤 마음이 상해서 나오고 말아요. 벌써 이 부분에서 그를 향한 사랑이 시작됐구나 싶었지요.

이들은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지다 연인으로 발전하는데요. 무기와 키누에게 두 사람은 천생연분이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취향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도 거의 일치합니다. 보통은 나와 반대되는 사람을 만난다는 얘기가 있죠? 그런데 나와 거의 일치하는 사람을 만난 이 두 사람은 얼마나 찰떡 케미를 보여줬을지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어김없이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었는데요. 부기 자격증을 따고 먼저 일을 시작한 키누와 힘들게 취업에 성공한 무기. 무기는 퇴근시간이 빨리 좋아했지만 당장은 바랄 수 없는 희망 사항이었던 거죠. 매일 늦고 집에 와서도 일만 하는 무기와 그런 무기 옆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키누. 당연한 수순을 밟기 시작하는 연인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이직하려는 키누에게 '노는 거'라며 핀잔을 주던 무기는 결혼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하는데 그게 과연 키누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홀로 있을 때 외롭다 느끼지 않았던 모든 일들이 함께 있으면서 외로워졌다면 그건 누구의 탓일까요? '~때문에', '그럼 그렇게 해'하며 상대방을 탓하는 행동에서부터 이미 이별은 그들 옆에서 준비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해요. 두 사람은 처음 시작했던 장소에서 끝맺기도 하는데요. 웃으며 헤어지는 두 사람이 그래도 예뻐 보였던 건 청춘이 아름답기 때문인 듯합니다.

영화 속 무기의 일러스트가 포함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읽고 나니 영화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아름다웠던 우리의 20대, 풋풋했던 사랑 이야기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입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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