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러블 스쿨보이 2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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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 2』

별생각 없이 덤벼들었다가 익숙하지 않은 은어들과 내용에 더듬더듬 읽어 나갔던 <오너러블 스쿨보이>입니다. 보통 몇 권으로 나뉘어 있는 책들의 경우 대부분이 1권은 준비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오너러블 스쿨보이 1권 역시 본격적인 추격에 들어가기 전 돈 세탁의 움직임을 포착한 스마일리가 제리를 불러왔다면 2권에서는 실질적으로 발로 뛰며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존 르카레가 이야기하는 스파이의 모습은 왜 영화와 다를까 생각해 봤는데요. 실제로 몸담고 있었던 곳에 관한 이야기라 그런지 사실적으로 그려낸 내용 흐름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런 것 같아요. 각지에 흩어져 정보를 모으고 모든 걸 의심하고, 조심하는 이들의 모습은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겠죠?

"오늘의 친구를 염탐하라, 내일이면 분명 적이 될 것이다." 카를라가 좋아했던 명언처럼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동료를 주시하고, 감시하고, 의심하며 한시도 마음을 놓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자 신분으로 정보를 캐러 다니는 제리,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대방들의 행동과 말을 들을 때면 '들킨 것 아닌가, 상대의 의심을 사고 있는 건가'하는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러시아의 자금이 홍콩의 드레이크 코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을 포착하고 기자 신분으로 제리 웨스터비를 홍콩으로 파견했지만 사건에 가까이 갈수록 뭔가 미궁에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홍콩의 유력인사 드레이크 코에게 몰리는 자금은 과연 스마일리와 제리는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까요? 무슨 목적이 있길래 자금은 그에게 몰려드는 걸까요.

공산주의 사상에 심취해 있었고 러시아를 위해 일했던 드레이크 코의 동생 넬슨도 카를라와 함께 일했던 걸까요? 위험을 가늠할 수 없는 드레이크 코와 그의 연인이 된 제리가 신경 쓰는 여인 리지, 드레이크 코의 해결사 티우, 위험에 빠지는 제리의 동료들.. 뭔가 사건이 자꾸 생기고 단서를 찾아 한 발자국 씩 다가설수록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통쾌한 느낌이 나는 결말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뒷맛이 찝찝한 듯한, 개운하지 않은 뭔가가 남아 있는 것 같은 시원함을 없었지만 이게 진짜 실존하는 그들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끝없이 파고들어야 하고, 의심하고 파헤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들켜서는 안되는 '스파이' 그들만의 세상을 잠시 들여다본 저의 느낌은 '스파이는 할게 못 되는구나' 였어요~^^; 

카를라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를 먼저 만났는데 다음 이야기를 만나기 전에 전작을 먼저 찾아봐야겠습니다. '귀족'을 뜻하는 오너러블, 귀족 같은 느낌 그리고 고결한 스파이 제리를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존 르카레의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통해 만나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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