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 코펜하겐 삼부작 제1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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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삼부작 1

『어린 시절』

을유문화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문고 시리즈인 '암실문고'. 우리가 아는 상식이나 정의의 바깥에, 우리가 아는 단어의 뜻 바깥에 있는 마음들을 탐구한다고 합니다. 독자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아니라 이전에 몰랐던 곳, 언젠가 고개를 돌린 채 지나쳤던 곳으로 데려다줄 암실문고 기대가 됩니다. 그 첫 출간작 '코펜하겐 삼부작'은 '어린 시절', '청춘', '의존'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어린 시절'은 3부작 가운데 가장 많은 독자의 지지를 얻은 작품이라고 해요.

'어린 시절' 기억 중 떠오르는 기억이 있으신가요? 전 외할머니 손에 자랐어요. 우리 4남매가 일하시던 부모님을 대신해 외할머니 손에 자랐는데요. 할머니와 함께하면서 설거지, 방 청소, 저녁 도우미 등 조막만 한 손으로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셨던 것 같아요. 할머니를 도와 집안일 열심히 했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학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가 우리를 반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일하는 부모님을 둔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했던 생각 아닐까 해요. 엄했던 아빠는 손찌검을 좀 하셨는데 방학 숙제를 안 했거나, 성적이 떨어졌거나 했을 때면 벌벌 떨리던 대상이었죠. 한없이 자상할 것 같던 엄마도 거짓말을 하거나 성적 앞에선 언제나 사자, 호랑이로 변신하셨지만요~^^;; 이렇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무서웠던 기억부터 즐겁고, 따뜻했던 기억들도 참 많이 떠오릅니다.

에세이 저자인 '토베 디틀레우센'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본 느낌은 '엄마의 사랑이 어디 갔을까?, 어린 시절이 즐겁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오빠 에드빈과 함께 네 식구는 화목한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린 소녀였던 주인공은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버지 앞에서 그 꿈은 좌절되었고, 엄마는 그녀를 자꾸 밀어내기만 하네요. 학교 입학하기 전 글을 깨우친 그녀지만 부모의 무관심으로 고등 교육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가정 형편 때문에 일찍 생활전선에도 뛰어들어야 했지요. 토베 디틀레우센이 들려주는 그녀의 어린 시절은 암담하게만 느껴집니다. 지금보다도 더 오래전에 살았던 작가지만 부모님의 영향이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풋풋하기만 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웃음만 나고,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을 늘어놓고 엉뚱한 행동을 일삼기도 했던 모습에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그 시절을 아름답게만 기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작가 자신조차 그러지 못했던 어린 시절이지만, 코펜하겐 삼부작 두 번째 이야기 '청춘'에서는 <어린 시절>과 다르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아무 힘없고, 부모님이,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거의 따르다시피 했던 어린 시절을 지난 청춘의 이야기, 기다려집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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