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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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나는 하드보일드 스릴러다. 거액의 비트코인을 둘러싼 탐욕과 비리, 공조와 배신, 부조리한 세계의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작가의 첫 작품이다. 첫 작품인데 내용도, 흐름도 너무 좋다. 대사 부분에서 아무 표시가 없어 대사인지 지문인지 헷갈렸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사일 간 벌어지는 사건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부조리한 현재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해서 씁쓸한 뒷맛이 강하게 남는다.

경찰서로 걸려온 치킨 배달 주문, 이상함을 감지하고 형사 태수와 선배 강모는 출동했다가 현장에서 석구를 만난다. 석구를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에 마주한 낯선 차, 운전자를 살짝 마주하고 떠나는 태수. 군수의 딸 현주의 차가 논두렁에 처박히는 사고가 나고 태수의 신세를 지는데 돌아가는 길에 구토하는 모습이 뭔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사라진 검사를 찾기 위해 찾아온 여검사 유림은 자초지종은 이야기하지 않고 검사를 찾아달라 하는데 이유는 알 것 없다고? 뭔가 사건이 하나씩 벌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알 것 없다 말한다. 쉬쉬하는 모습에 뭔가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얼굴이 일그러진 채 인적 드문 골목에서 살해당한 양산댁, 살해당한 칠순 할머니 집에서 나온 전자담배는 나중에 행방이 묘연해진다. 사라진 검사는 비트코인과 연관이 있었고 피 묻은 검사의 신분증을 호수에서 발견하며 널려 있던 사건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지기 시작한다. 자꾸 뭔가 감추는 것 같은 꺼림직한 모습을 보이는 태수의 선배 강모, 어리바리하게 생겼지만 자꾸만 눈에 알짱거리는 석구, 의문의 러브라인을 연출하나 싶었는데 돌연 외국으로 떠나버린 현주, 속을 알 수 없는 검사 유림 등 각 인물들이 전하는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부류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알고는 있지만 진짜 '정의'라는 건 이 사회에 존재하는 단어인지 의문이 생길 때가 많다. 검찰이 법보다 위에 있다는 대사를 읽는 순간 뚜껑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 법은 가진 자들을 위한 법이라는 말이 공연히 나오는 것은 아닌 듯하다. 좀 더 정의롭게 살기 위해 비리를 고발하고 조용한 시골로 들어가 어설픈 사투리까지 써 가며 그들에게 섞여들고 싶었던 태수가 마지막에 한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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