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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 1 ㅣ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오너러블 스쿨보이 1』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사실적인 묘사와 뛰어난 문학성으로 스파이 소설 장르를 선보인 영국의 소설가 '존 르카레'(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로). 1961년 실제 유럽에서 비밀 요원으로 활동하며 첫 번째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발표했다고 한다. (스파이 세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책까지~ 넘 대단하단 생각이~^^) 개인적으로 스파이, 접보 관련 영화나 책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볼까 생각했던 건 스파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007 시리즈' 때문이다. 비밀 요원으로 긴장감 넘치는 첩보 작전을 수행하던 영화 속 주인공 제임스 본드처럼 <오너러블 스쿨보이>에서도 그런 액션을 기대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겁도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고.. 이거 웬걸~ 내가 생각했던 스파이 소설이 아님에 다시 한 번 놀라야 했다.
[카를라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인 <오너러블 스쿨보이>는 전작 '핑거, 테일러, 솔저, 스파이' 직후 이야기라고 한다. 바로 직후 이야기니까 전작을 읽지 못한 독자를 위한 줄거리가 담겨있지 않을까 했다. 아니면 전작을 읽지 않았어도 아무 상관 없을 거라 생각하며 시작한 <오너러블 스쿨보이>는 1권 초입에서 엄청나게 헤매고 뭔 소리 하는 건지 전혀 못 알아들을 정도로 이해가 안 돼, 망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작품이다. 아무래도 첩보 영화처럼 몰입감 떨어지고 긴장감이 덜하다는 건 현실 세계 속에서 흔히 접하지 못하는 그들의 세계를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겉으로 드러난 첩보원이 아닌 음지의 세계를 나타내는 듯한 이야기라서 그러지 않을까.
러시아 스파이 카를라는 이중 스파이를 영국 정보부에 비밀 요원으로 침투시켰고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했다. 각지에 흩어져 있던 첩보 기관이 철수하려고 하지만 자금 문제로 잠시 보류하고 수장이 된 조지 스마일리는 이번 책에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제리 웨스터비와 카를라가 남긴 흔적을 뒤쫓는다. 돈이 움직인 흔적을 찾기 위해 급 소환된 제리 웨스터비는 '쿵'하면 '짝'하고 맞추듯 조지 스마일리와 환상의 캐미를 선보인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가 바로 이해가 안됐던 건 그들이 사용하는 그들만의 세계 은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인물들의 특기도 파악이 빨리 안되서 읽는 동안 더 우왕좌왕 했던 작품인 것 같다. '스파이'라는 단어만 보고 최근 개봉한 이정재 감독의 영화 '헌트'를 떠올렸다.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하고, 원하는 것을 찾고, 손에 넣기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런 긴장감은 <오너러블 스쿨보이> 1권에서 만나진 못했지만 자~ 이제 준비는 다 끝난 것 같다. 이제 자금의 흐름을 뒤쫓아 2권으로 출발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