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이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책을 읽을 때면 진짜 죽음 이후의 세계가 존재할지 의문이 생긴다. 임사체험을 했다는 다람들의 증언 같은 이야기가 떠돌 때면 사후세계가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존재한다면 죽은 영혼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더랬다.
붉은 눈을 가진 이국적인 외모의 사신과 그의 사역마 검은 고양이 찰스는 임종 지킴이의 역할을 하며 임종을 맞이한 혼을 명부로 보내며 임종을 지킨 자의 주마등을 함께 보게 된다. 다음 날이 되면 기억은 사라지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본 사신의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다. 영혼을 명부로 보낸 사신은 다양한 색을 가진 영혼 조각을 얻고 그 색을 모아 캔버스에 그림으로 남긴다.
벚꽃이 만발하던 아내와 살았던 곳을 그리워하며 임종을 맞은 노인, 고백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 청년, 왕따를 당하다 자살을 선택한 여고생,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던 작가 지망생, 뇌종양으로 생을 마감한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까지 특별하다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 '참~ 남일 같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부잣집에 똑똑해 보인다는 이유로 잘난체하는 모습이 아니꼬워 보여 왕따를 시키고 괴롭히고 죽음으로 내모는 학생들은 소설 속 이야기도, 다른 나라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는 내용이라 더 답답하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들이 생을 마감하면서 보였던 혼의 색깔에 대한 내용에선 나는 과연 혼이 빠져나갈 때 어떤 빛을 발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100년의 사신 생활을 한 후 시각장애인 소녀를 만나고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함께 소멸된 사신. 찰스라고 소개했던 사뿐한 걸음걸이를 선보였던 사신의 파트너는 진짜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헷갈리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래서 소멸된 붉은 눈의 사신이 영국에서 생활하던 당시 잭 더 리퍼고, 커다란 까마귀였던 사역마가 찰스.. 제대로 이해한 거겠지?^^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