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상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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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상자』

'눈물점'을 시작으로 미야베 월드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긴장감 넘치는 책들도 좋지만 미미 여사의 책처럼 뭔가 심심한듯하면서도 술술술 넘어가는 책도 참 좋아한다. 지난번에 읽은 '영혼 통행증' 속편을 기다리고 있다 만난 <인내상자>는 표제작 인내 상자를 시작으로 유괴, 도피, 십육야 해골, 무덤까지, 음모, 저울, 스나무라 간척지까지 여덟 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1996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국내에는 최근 선보였다. 미스터리한 요소와 읽는 재미까지 선물하는 미미 여사 시리즈는 더운 여름, 뒹굴뒹굴하며 읽기 딱 좋은 책인 것 같다.

과자점 오미야의 당주에게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인내상자'. 절대로 열어서는 안되며, 상자를 열면 재앙이 닥친다는 무시무시하고 위험한 상자다. 차디찬 북풍이 몰아닥친 한밤중에 오미야에 화재가 발생했고 많은 사람들이 뒤늦게 화재가 발생한 걸 알았고 하나둘 건물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어머니 오쓰타는 놓고 온 '인내상자'가 생각나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고 상자를 지키려던 할아버지는 화마에 휩쓸려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병상에 누워 깨어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오미야에서 일하던 하치스케를 통해 선대 당주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인내 상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열네 살 오코마, 화재의 주범은 여자라는 말에 노골적으로 감시를 당하던 상황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고 상자를 절대 열지 않겠다 다짐하며 화재 속에 남는 오코마의 진심은 무엇일까?

이제 열네 살 밖에 되지 않은 차기 당주 오코마가 일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구설을 읊어대는 하녀의 말에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걱정이 살짝 되기도 했다. '인내상자' 속에 진짜 무엇이 들어 있길래 사람이 죽게 되는 건지, 나였다면 상자를 열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확인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애초부터 그런 상자를 만들지 않았을 것 같은데 왜 그런 불안한 상자를 만들어 대대로 물려줬던 건지 이해가 되진 않았다.

유모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유괴를 해 부모로부터 돈을 얻어내 달라는 부탁을 받지만 무사히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조언을 해 준 이가 되려 납치범으로 몰렸던 '유괴', 신변에 위협을 느껴 호위 무사를 구해 위기를 모면했는데 알고 보니 도피 중인 고위직 무사였던 '도피', 미아를 데려다 키우던 부부의 사연과 그들의 양자가 된 자식들의 비밀 이야기 '무덤까지' 등 자극적이진 않지만 자꾸만 읽게 되는 미미 여사의 중독성 강한 이야기에 빠질 준비되신 분이라면 미야베 월드에 발을 들여 보시길 권하고 싶다. '영혼 통행증' 속편으로 새로 또 선보일 미야베 미유키의 다음 책을 빨리 만나길..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에도 시대물 미미 여사의 못 읽은 책을 하나씩 모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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