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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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작품 <설득>을 드디어 만났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인물들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다. 거기다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분홍빛 표지는 어떤 사랑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함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읽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남녀 간에 줄다리기하듯 사랑이 이뤄질까 말까 갈팡질팡하다 결국 해피엔딩을 맺었다면 이번에 만난 <설득>은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면서 이야기에 재미를 더해갔다.

서머싯셔 캘린치 홀에 사는 월터 엘리엇 경은 허영심 빼면 시체나 다름없는 딸 셋 둔 아버지다. 그의 유일한 관심사는 준남작 명부를 보는 것이었고 딸들의 이름 옆에 조건 좋은 사윗감 이름을 적는 것이 낙이었다. 아내 레이디 엘리엇은 세 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고 그 후 아내의 절친인 레이디 러셀과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로 지냈다. 첫째 엘리자베스는 열여섯 나이에 어머니가 가졌던 권한과 권위를 물려받았고 빼어난 미인에 아버지를 빼닮은 영향력으로 아버지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동생 메리는 돈 많은 시골 가문과 먼저 결혼한 덕에 조금 나은 대우를 받았지만 둘째 앤 엘리엇은 아름다움이 사그라들며 안 그래도 눈에 차지 않았던 아버지에게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였다. 

지출이 많은 생활을 한 탓에 빚이 늘어 생활에 맞는 집을 찾아 바스로 떠나야 했고 살던 집은 크로프트 제독 부부가 임대하게 된다. 크로포트 부인에겐 이곳에서 살았던 동생이 있는데 그가 프레더릭 웬트워스였다. 다정한 성품을 지닌 앤의 대모 레이디 러셀은 그녀의 옆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그녀를 설득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는데, 8년 전 앤의 연인이었던 프레더릭 웬트워스와 헤어지도록 설득해 파혼을 했던 것이다. 무일푼 군인이었던 프레더릭의 패기와 열정을 레이디 러셀은 부정적으로 바라보았고 가족들조차 앤의 약혼을 기뻐하지 않았다. 앤은 연인의 행복을 바라며 파혼했고 8년이 지나 크로프트 제독 부부가 집을 임대하며 그와 다시 재회하게 된 것이다.

이사 준비로 바쁘던 그때, 앤이 아픈 자신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고 앤은 메리의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지내게 된다. 동생 집에 머물면서 동생 시댁과 왕래하고, 크로프트 제독과 왕래가 있던 메리의 시댁 사람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앤도 그들을 만나게 되고 급기야 프레더릭과도 다시 재회하는데.. 자신에게 파혼 선언한 앤이 불편하고 상처도 가지고 있었던 프레더릭, 예의 바르고 똑똑한 모습의 윌리엄을 마음에 들어 하는 월터 엘리엇 경, 윌리엄과 결혼하게 될 거라는 소문이 퍼지는 가운데 앤은 옛 연인 프레더릭과 윌리엄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윌리엄의 민낯이 드러나고, 사랑에 대한 진실의 목소리를 듣게 된 프레더릭의 갈등과 이번에야말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강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둘째 딸로 살아가는 설움을 알기에 앤이 겪어야 했던 가족 내 부당한 대우나 사랑하지만 가진 것 없다는 이유로 헤어져야 했던 현실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그래도 잘 지내줬구나 하는 생각에 앤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미모를 일찍이 잃어갔던 앤이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이들과 함께하며 점점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 편히 지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선뜻 고전 읽기에 두려움이 앞선다면 제인 오스틴의 책으로 시작해 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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