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즈워스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도즈워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 광고 카피 문구가 생각난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어느 순간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왜 이렇게 일만 하고 살았을까, 내가 이렇게 살아온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생각하며 정신이 번쩍 들지만 그때는 아름다웠던 시절이 이미 지난 후라 더 큰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훗날 후회 없이 잘 살았구나.. 추억할 수 있을까?
2-30년을 가족과 함께 살다가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앞으로 남은 여생을 내가 새로 꾸린 가족과 함께한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은 상태에서 어떤 배우자를 만나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부분이다. 여기 <도즈워스>에서 새뮤얼 도즈워스는 사랑하는 프랜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성공 가능성 없다고 했던 자동차 회사도 건실하게 키워나가는 사업가다. 그에겐 사업가적 기질이 넘쳤던 것 같다. 사업 관련된 아이디어도 넘쳐났고 일을 사랑했다. 그러다 보니 이렇다 할 사적인 즐거움 없이 일에만 매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랜은 샘에게 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것을 권유한다. 그것도 잠시 다녀오는 짧은 여행이 아닌 장기간, 돌아오고 싶을 때까지 기한 없는 여행을 떠나자 한다. 고민하던 샘은 회사를 넘기고 프랜과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 평소 나이보다 많이 어려 보이는 외모를 자랑하던 프랜은 여행 중에 동안 미모가 빛을 발하는데, 남편이 있는 여자라고 하기엔 좀 짜증 나는 부분들이 많이 등장한다. 다녀보지 못한 여행의 목마름이 나타난 듯 샘은 여기저기 보고 싶은 곳이 많았던 반면 프랜은 그런 샘에게 불만을 표시한다. 그동안 가정 내에서 두 사람은 잘 맞춰 살아갔는지 모르겠지만 여행에서는 확실히 취향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도즈워스 부부는 이번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신이 일궈온 전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정된 길을 포기하고 아내를 위해 떠났던 여행길에서 샘은 진짜 프랜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겠지. 외도의 길을 가는 아내를 바라볼 때 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냥 다 포기하고 돌아왔더라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준비할 때 그 설렘이 여행지까지 이어지고, 기분 좋게 계획했던 곳을 돌아본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여행을 통해서 크든 작든 우리는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즐겁자고 떠났던 여행에서 찜찜함 가득 안고 다니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 같은 <도즈워스>를 읽으며 앞으로 2-30년 이상 살아가야 할 인생을 그가 현명하게 선택을 했길 바라본다. 내 삶의 주인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달은 시간이었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