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채식주의자 - 입맛과 신념 사이에서 써 내려간 비거니즘 지향기
정진아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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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채식주의자』

동물농장을 즐겨보고 동물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이나 책은 어지간해서 다 챙겨 볼 정도로 동물 사랑이 지극한 1인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언젠가 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읽고 난 후 육식을 하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이 되어 버렸어요. 맛있는 고기를 먹으면서 귀여웠을 돼지, 눈망울이 너무 예쁜 소가 자꾸 생각났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육식을 끊었느냐.. 그렇지는 않아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게 고기라는 생각, 배가 불러도 누군가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맛있겠다~ 하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것이 바로 저거든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마음은 불편한.. 뭔가 아이러니한 저의 상태를 대변이라도 해 주는 듯한 책을 만났네요.

<불완전 채식주의자>의 작가 정진아는 동물자유연대에서 반려동물 & 길고양이 정책을 담당하다 현재 사회변화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네이버 동물판 동그람이에서 '정진아의 동물 청원 게시판'을 연재하며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고민하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작가는 유기견을 외면한 자책으로 환경단체 자원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구제역으로 인해 수백만 마리의 돼지와 소가 생매장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채식을 해야겠다 다짐했다고 하는데 사람이 그동안 살아온 습관을 버리는 것이 힘들 듯 지금껏 유지해 온 식습관 역시 쉽게 고쳐지지 않았을 거예요.

최근엔 비건 식당이 좀 많아진 것 같지만 과거만 해도 식당 내에서 육류가 포함되지 않는 음식을 최근엔 비건 식당이 좀 많아진 것 같지만 과거만 해도 식당 내에서 육류가 포함되지 않는 음식을 찾아야 했던 채식주의자들이죠. 동물권과 윤리 의식으로 인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왜 육식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어설픈 채식 초보자들이라면 더더욱. 우리 식탁에 오르는 것 중 동물이 포함되지 않는 것이 많지 않고,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의약품 역시 동물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동물들이 화장품 실험에 많이 이용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토끼 실험 내용은 과히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화장품 같은 경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곳의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 아닐까 해요. 동물이라고 해서 인간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바뀌어야 합니다.

얼마 전 대동물 수의사에 대한 이야기가 동물농장에서 소개된 적 있었어요. 소를 진료하고 출산을 돕던 수의사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될 소들이지만 살아가는 동안 동물답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멋들어진 의상을 갖추기 위한 모피는 필요 없어요. 화려한 액세서리를 위한 가죽도 필요 없고요. 도움을 주고 돌봄을 받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면 우리가 사람답게 살 권리를 주장하듯 동물들도 동물답게 살수 있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채식을 해야 한다, 해야 한다 생각은 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불완전하겠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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