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설희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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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소설이나 시를 쓰려면 1년에 5백 파운드와 문을 잠글 수 있는 방 한 칸이 필요하다.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으로 만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두 차례에 걸쳐 두 곳의 여자 대학에서 이뤄진 '여성과 픽션'이라는 강연을 토대로 쓰인 글입니다. 그래서인 것 같아요.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엔 너무 재미없고, 무슨 얘길 하려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을 통해 두 번째로 만나니 처음과는 다르게 그녀의 글이 눈에 들어오네요.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뭔가 나만의 세계,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소설일 거라 생각했는데 소설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놀랐다고나 할까요. 울프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두 여성 칼리지인 뉴넘 칼리지와 거턴 칼리지에서 두 차례의 강연을 했고, 강연의 내용을 글 형태로 옮긴 첫 시도로 '여성과 소설'이라는 에세이로 '포럼'에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좀 더 발전시켜 여섯 장으로 구성해 긴 에세이로 출간한 것이 바로 <자기만의 방>이죠.

<자기만의 방>은 여성과 문학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남성이 지배하는 문학이라는 영역에 여성이 창작자로서 왜 늘 주변화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어요. 여자이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을 가지게 되고, 언제나 남성보다 하등 한 대접을 받아왔던 여성들. 자신이 벌어들인 재산도 모두 남편의 것이 되었고, 남편에게 매를 맞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그때 그 시절. 사실 지금과 비교했을 때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눈에 띄게 불합리한 부분들이 너무 많아요. 힘을 사용해야 하는 분야가 아니라면 딱히 남녀 구분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승진의 기회도,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기도 많은 차이가 있어요. 현재가 이러한데 하물며 과거에는 더 심각했겠죠? 그런데다 창작 활동을 하는 분야에서도 여성이 설자리가 너무 좁았다는 것이 너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여성의 신분으론 도서관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었고, 성당에 갈 때도 세례증이나 소개장이 없으면 맘 편히 들어갈 수 없었던 버지니아 울프가 살던 그 시절!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뿐입니다. 경제권은 남성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가사를 도맡아 했던 여성들에게 일을 위한 공간이 주어지긴 했을까요? 그래서 울프는 독립된 창작활동이 가능한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살았던 과거 재능이 많았던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비통한 심정까지 들었을까.. 감히 짐작도 하기 힘드네요. 여성들의 재능을 억압하고 억누르는 방법 말곤 다른 대책은 없었을까...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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