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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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을 만났다. 이번에 만난 청년 작가 시절의 <조인계획>은 얼마 전 많은 논란 속에 막을 내린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떠올리게 했다. 수많은 오심과 약물 복용 선수임에 불구하고 버젓이 메달을 따가는 모습에서 허탈함을 참 많이 느꼈던 동계 올림픽. 물론 이 책은 결이 다르긴 하지만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스키점프는 원래 노르웨이에서 죄인에게 벌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점프대를 떠나 홀로 날다가 착지하는 순간까지.. 참 쉽지 않은 순간을 선수들이 겪는다 생각했는데 죄수들이 사용했던 수단이라니..!! 충분히 납득이 가는 스포츠라고나 할까? 조인(鳥人)에 대한 계획이 뭘까? 생각해 봐도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건.. 스포츠인도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1987년 3월, 미야사마 스키점프 대회, 닛세이자동차팀 선수 세 명이 잇달아 기묘한 추락을 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핀란드 출신 조인 뉘케넨 같은 능력을 보이는 이가 나타났으니, 스키점프계로서는 실로 꿈에 부풀 만한 화제의 선수 니레이 아키라 선수가 살해당한다. 사인은 독살에 의한 타살. 누가, 무슨 목적으로 피어나는 꽃 같은 스키점프계의 꿈나무가 살해당한 걸까?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은 조사에 조사를 거듭하지만 이렇다 할 단서가 잡히지 않고 니레이의 부검 결과 나온 독살 증거, 투구꽃에서 분리된 맹독 성분 아코니틴으로 밝혀졌다. 니레이의 코치 미네기시에게 남겨진 그를 범인이라 향하는 의문의 편지, 경찰서로 날아든 의문의 밀고장. 범인으로 지목된 현시점에서 미네기시는 누가 경찰서에 밀고를 했는지 추리를 하기 시작하는데.. 밀고자를 찾을 수 있을까?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들의 행보를 읽으며 누가 범인일지 추측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유망주였을, 하지만 니레이의 벽을 넘지 못해 코치로 나선 '미네기시', 니레이의 연인 '스기에 유코', 니레이의 그늘 아래 만년 2위인 '사와무라 료타',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점퍼 '스기에 쇼', 스기에 쇼와, 유코의 아버지 '스기에 다이스케'. 니레이의 점프 실력을 복제해 니레이가 되어가는 쇼의 모습을 보면서 데이터로 사람의 실력이 달라지는 것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선수에게 '스포츠 정신'은 있을지, 그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경기에 임할지 참으로 궁금했다. 피어나는 선수였던 '니레이'의 사망, 그 속에 숨어 있는 범인과 범인이 된 이들의 심리적인 문제, 복제인간이 되어가는 동생에 대한 연민 등 많은 이야기가 얽히고설킨 <조인계획>.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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