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통행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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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통행증』

미야베 월드 제2막 <영혼 통행증>.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중 '눈물점'을 읽고 느낌이 너무 좋아 영혼 통행증도 만나보게 되었다. 특이한 괴담 자리에 온 손님들이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들.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눈앞에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한편의 영화처럼 흘러간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그 시대 배경도 전달해 주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진심이 느껴져 따뜻함이 전해진다. 그래서 어찌 보면 무시무시한 괴담 이야기가 따뜻하게 전달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영혼 통행증>에는 '화염 큰북', '한결같은 마음', 표제작인 '영혼 통행증'까지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세 이야기 모두 다 읽고 난 후에는 큰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미야베 월드가 장기간 큰 인기를 얻는 것이리라. "에도 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 제가 에도 시대물을 계속 쓰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렇게 따뜻한 인간의 정이 있는 사회를 향한 동경 때문입니다. 작은 것도 함께 나누고 도와가며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작가는 밝혔다.

산속 용암 연못에 사는 터주로 인해 화기를 제압하는 힘이 있는 '큰북 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화염 큰북'은 터주 신에 대한 반전이 있었던 내용이라 놀랍기도 했던 단편이다. 노점에서 꼬치 경단을 파는 소녀 오미요의 가족사 역시 너무 가슴 아팠던 '한결같은 마음'은 폐병에 걸린 남편을 대신해 몸까지 팔아가며 가족을 건사했던 오미요의 어머니 사연이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특히나 유쾌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던 마지막 단편 '영혼 통행증'은 괴담이 진수를 보여준 단편이 아닐까 한다. 여관을 운영하고 있었던 깃토미의 이야기인데 손님과 눈이 맞아 도망친 엄마를 닮아 할머니에게 매를 맞으며 자란 어린 시절 이야기, 그런 그를 매질에서 해방시켜 준 새어머니, 입이 걸걸했지만 새어머니가 된 후 가족을 제대로 건사한 어머니와 깃토미 눈에 보인 한 맺힌 귀신, 영혼을 안내하는 뱃사람, 원혼에게 얽힌 사연을 알고 성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깃토미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웠다.

시집을 가 청자 자리를 내놓은 오치카에게 아이가 생기는 경사가 있었지만 오치카의 과거 이야기도 잠깐 등장해 들을 수밖에 없었던 청자 '오치카'와 자신의 의지로 듣는 자리에 앉은 '도미지로'가 대조되어 보인다. 원래 여섯 편의 단편을 담으려 했던 이번 책은 분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 세 개의 단편씩 나눴다고 한다. 총 99화로 완결할 생각임을 밝히고 시작했다는 미야베 월드가 34화에 이르렀다니 이제 1/3 완성, 앞으로 미미 여사가 들려줄 괴담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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