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십자가』
열린책들 35주년 기념 NOON 세트로 만나는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의 <푸른 십자가>. 작가 이름도 책 제목도 너무나도 생소하기만 하다. 어떤 소재를 다룬 고전인지 감도 잡지 못하고 읽어본 '푸른 십자가'는 생각지도 못했던 어리숙한 신부가 대활약을 펼치는 이야기였다. 한마디로 재밌음!! 거기다 '날아다니는 별들'은 이미 다른 미스터리 단편 모음에서 '나는 별들'이란 제목으로 만났던 적이 있어 더 반갑게 느껴졌던 단편이었다.
<푸른 십자가>에는 표제작인 '푸른 십자가', '기묘한 발소리', '날아다니는 별들', '보이지 않는 사람' 네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첫 이야기부터 흥미롭고 재밌다 생각했는데 어리숙의 대명사 같은 브라운 신부가 주인공이었다. 보이는 것만큼 어리숙하지 않았던 브라운 신부의 대활약이 궁금하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그런데 브라운 신부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 걸까?
파리 최고 수사관 발랑탱은 신출귀몰, 변신의 천재인 도둑 플랭보를 잡기 위해 런던으로 향했다. 키가 큰 플랭보라서 키 큰 사람을 보면 자연스레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발랑탱이 찾은 식당에서 기차에서 만났던 키 큰 신부 그리고 그 옆에 얼간이 같아 보이는 작은 브라운 신부가 다녀간 흔적을 발견한다. 소금과 설탕 통이 바뀌어 있고 먹던 수프를 벽에 뿌리고 갔다고.. 그들을 쫓으며 간 과일 가게에선 푯말이 바뀌어 있고 사과를 엎어버리는 등 기묘한 행동을 하면서 흔적을 남겼다.
이를 수상히 여긴 발랑탱은 두 신부를 쫓아 몸을 숨기고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데, 그야말로 기암 할만한 브라운 신부의 이야기는 놀랍고도 놀라울 따름이다.
'기묘한 발소리', '날아다니는 별들', '보이지 않는 인간'에서도 은근 허당미를 자랑하는 도둑 플랭보와 브라운 신부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 신부의 직업이 뭘까 하는 의문이 가득 생긴다. 신부를 하는 이유가 고해성사를 통해 얻은 지식들을 이용해 범인을 잡기 위함인가! 브라운 신부에게 덜미를 자꾸 잡히는 플랭보의 마지막 반전이 기억에 남는 <푸른 십자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