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킹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뮤지션, 저널리스트 그리고 경제학자라는 요 네스뵈. (글만 잘 쓰는 게 아니었어!!) 스탠드 얼론으로 만나는 요 네스뵈의 <킹덤>은 그간 그가 출간했던 책들처럼 무지 두껍다. 벽돌 책을 언제 다 읽나 고민했는데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간다.

작은 시골마을 '오스'에 살고 있는 로위는 주유소를 운영한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던 동생 칼이 15년 만에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농장 부지에 마을 사람들의 투자를 받아 호텔을 지을 원대한 꿈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투자한 호텔이 관광객들로 인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위험부담도 크지 않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로 넘쳤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었다. 호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점차 드러날 위기에 처하는 형제의 비밀. 과연 끝까지 잘 숨길 수 있을 것인가.

"너랑 나는 비슷해, 로위. 네 엄마나 칼 같은 사람들보다 강인하지. 그러니 우리가 그 둘을 보살펴야 한다. 항상, 알았지?

우린 가족이다. 우리가 믿을 건 가족뿐이야. 친구, 애인, 이웃, 이 지방 사람들, 국가. 그건 모두 환상이야. 정말로 중요한 때가 오면 양초 한 자루 값어치도 안 된다. 그때는 그들을 상대로 우리가 뭉쳐야 해, 로위. 다른 모든 사람 앞에서 가족이 뭉쳐야 한다고."

칼이 청소년 시절, 총을 잘못 사용해 아버지의 개를 쏘게 되었던 그날, 목숨이 위태로운 개를 영원한 잠으로 이끌었던 형 로위. 이런 식으로 로위는 동생이 저지른 일을 뒷수습했다. 숨 막히는 결정을 내린 아들을 보며 진정한 남자가 되었다고 칭찬했던 아버지. 어머니를 닮은 칼, 강인한 아버지와 로위가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며 가족을 강조하던 프롤로그 속 아버지의 모습이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때 심어진 '가족'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발현했나 싶기도 하다.

도대체 사건은 언제 일어나는 걸까 궁금해지려는 찰나 벌어지고, 뭔가 수습 좀 될만하면 또다시 휘몰아치는 구성의 <킹덤>. 급박한 상황 속 범인을 찾아 긴장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긴장감이 계속 따라다녔다. 두꺼운 벽돌 책을 읽는 내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디까지 용납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진정한 가족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곰곰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