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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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 셔플』

누군가 '어디에서 가지고 오는지 감이 오는 물건'을 가지고 와 팔아달라고 한다면 물건의 출처를 확실히 확인하고 받는 이가 몇이나 될까? 더군다나 내 처지가 그리 넉넉지 않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많다면? 인종차별의 대상이기까지 하다면 눈 딱 감고 나의 이익을 위해 아무 말 하지 않고 물건을 받지 않을까? 여기 할렘에 흑인 중에서도 더 어두운 피부색과 범죄자 아버지를 뒀다는 이유로 좀 더 심한 차별을 느끼는 카니가 있다.

내가 가끔 돈은 없어도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아.

할렘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카니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곧 태어날 아기까지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다. 사촌 프레디는 수상한 물건들을 가지고 와 가구점에 팔고 카니는 그 장물을 판매하며 사업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프레디가 그 물건들을 어떤 경로로 가지고 오는지 카니는 알고 있었다. 자신은 그래도 정직하게 살아간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프레디는 '그 물건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다'라며 쐐기를 박았다. 테레사 호텔 강도 사건이 터진 다음, 그렇게 '장물아비'가 되어 물건을 처리하던 카니 앞에 마이애미 조와 그 일당이 나타나는데..

'직관주의자'로 데뷔한 이후, 두 번째 작품 '존 헨리의 나날들'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저자 콜슨 화이트헤드. '니클의 소년들'로 2020 퓰리처상·오웰상, 2019 커커스상을 받으면서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기록을 세웠다. <할렘 셔플>로 처음 만나게 된 저자라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전 책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증이 생겼다.

원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았으면 좋았잖아~ 하는 안타까움이 컸던 카니.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가끔 돈이 없어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카니였다면 더 좋았겠다 싶었더랬다. 프레디가 가지고 오는 물건의 출처를 알고 있었으니 그걸 거절할 수 있는 것도 카니였으니.. 알고도 모르는 척은 용납되지 않는다. 인종차별이든, 알고도 행하는 범죄든 다 내가 하기 나름 아닌가 하는 생각이 크게 들었던 <할렘 셔플>이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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