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카니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곧 태어날 아기까지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다. 사촌 프레디는 수상한 물건들을 가지고 와 가구점에 팔고 카니는 그 장물을 판매하며 사업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프레디가 그 물건들을 어떤 경로로 가지고 오는지 카니는 알고 있었다. 자신은 그래도 정직하게 살아간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프레디는 '그 물건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다'라며 쐐기를 박았다. 테레사 호텔 강도 사건이 터진 다음, 그렇게 '장물아비'가 되어 물건을 처리하던 카니 앞에 마이애미 조와 그 일당이 나타나는데..
'직관주의자'로 데뷔한 이후, 두 번째 작품 '존 헨리의 나날들'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저자 콜슨 화이트헤드. '니클의 소년들'로 2020 퓰리처상·오웰상, 2019 커커스상을 받으면서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기록을 세웠다. <할렘 셔플>로 처음 만나게 된 저자라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전 책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증이 생겼다.
원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았으면 좋았잖아~ 하는 안타까움이 컸던 카니.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가끔 돈이 없어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카니였다면 더 좋았겠다 싶었더랬다. 프레디가 가지고 오는 물건의 출처를 알고 있었으니 그걸 거절할 수 있는 것도 카니였으니.. 알고도 모르는 척은 용납되지 않는다. 인종차별이든, 알고도 행하는 범죄든 다 내가 하기 나름 아닌가 하는 생각이 크게 들었던 <할렘 셔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