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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평점 :
『친일파 열전』
여전히 청산되지 못하고 누구보다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친일파의 후손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힘들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어 왜 진작 친일 청산이 깔끔하게 이루어지지 못했을까.. 안타까움이 컸는데 이유가 다 있었다. 그동안 너무 역알못이었던 나 스스로가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개항 이후 일본공사관과 일본군의 도움으로 궁궐을 장악, 민씨 척족들을 제거하고 왕명을 빌려 자신들의 개혁 구상을 발표했던 개화파들. 일본 속내를 몰랐던 갑신정변 주역들 중 살아남은 상당수는 친일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명성황후 시해, 고종의 아관파천으로 상황이 뒤집어지는 듯했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며 한국에 대한 우월권을 인정받는 일본이다. 을사오적, 정미칠적, 경술국적에 모두 이름을 올린 이완용의 활약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한국을 강제 병합한 직후, 일본은 은사금을 살포했으며 식민통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돈으로 조선인들을 회유하기 시작했는데 여기 넘어간 양반, 유생들이 많았다. 돈 몇 푼에 홀라당 넘어가서는 자랑스럽게 사진까지 찍은 그들의 모습이 정말 꼴도 보기 싫을 정도였다. 양반가 운운하며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이들은 자신들뿐이라 생각했을 양반들이 한순간 돈에 눈이 멀어 마음을 홀라당 뒤집을 수 있을까? 그것도 그렇게 쉽게?
친일파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이완용'인데, 이완용 외에 잘 알지 못했던 이들의 행적을 알게 되니 분노가 막 치밀어 올랐다. 나라를 되찾겠다고 힘을 모으는 독립운동가들을 밀고하질 않나 만세운동은 국가의 적이나 하는 짓이라는 막말을 늘어놓는 박중양은 또 뭔지.. 에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힘을 발휘해 친일파들을 깨끗이 청산했다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참 궁금하다. 당시 고위 간부급으로 친일파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었기에 청산이 쉽지 않았겠지만 국민들이 그때 똘똘 뭉쳤다면.. 하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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