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뒤 맑음 - 상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집 떠난 뒤 맑음 (상)

이츠카짱이랑 여행을 떠납니다.

가출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전화도 하고 편지도 쓸게요.

여행이 끝나면 돌아올 거예요.

휘갈겨 쓴 쪽지를 남기고 여행을 떠나버린 두 소녀 레이나와 이츠카. 뉴욕에 살고 있는 레이나의 집에, 그쪽에서 공부하게 된 사촌 이츠카가 함께 살고 있었다. 몇 날 며칠 동안 세웠던 여행 계획을 실행에 옮긴 레이나와 이츠카, 열네 살과 열일곱 살.. 둘이서 여행하기엔 걱정이 되는 나이다.

보스턴을 시작으로 포틀랜드를 지나 좀 더 서쪽으로 서쪽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이츠카 부모님 카드를 사용하며 필요한 물품을 사고,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식사도 편하게 했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은 히치하이킹을 하기도 했고 처음 만나는 이들과 고래도 보고, 한적한 가게 주인의 도움으로 다음 장소로 편히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기차에서 만났던 뜨개질 하는 남자를 우연히 다시 재회하고 그의 도움을 받아 무리 없이 여행하는 두 소녀에게 뭔가 행운의 여신이 함께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도로에서 자전거에 치여 부상을 입은 할머니를 돕기도 하는데 할머니의 손녀 헤일리와 헤어져 다음 여행지로 가기 위한 버스 표를 예매하러 갔지만 카드는 이미 정지 상태였는데..

'집 떠난 뒤 맑음'은 아슬아슬해 보이는 두 소녀의 여행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이는 두 부모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노심초사 딸이 돌아오길 바라며, 돌아왔을 때 혼을 내겠다 벼르고 있는 레이나의 부모와 자신의 젊었을 때 여행기를 떠올리며 딸의 여행을 응원하는 이츠카 부모. 레이나가 더 어리긴 하지만 두 아이의 여행에 극과 극의 반응에 이게 나에게 생긴 상황이라면 어떤 반응을 했을까 생각하게 됐다. 깊이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 한시도 편히 지내지 못할 거란 걸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ㅎ

그래도 참 다행이다 생각됐던 건 레이나와 이츠카가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이 내가 염려하는 것처럼 그들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이는 없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조심해'라는 단어가 계속 함께 했던 것 같다. 이게 엄마 마음이어서 일까, 마음 편히 다니지 못하게 된 사회 탓인 걸까? 어두운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참 씁쓸한 마음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인 듯하다. 아무쪼록 기왕 시작한 여행, 끝까지 아무 탈 없이 잘 마치길 기대하며 하권으로 넘어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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