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위손
도정일 작가의 책은 사무사책방 시리즈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소설도 어려운 부분이 있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인문 관련한 책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나는 인문과 관련된 책은 관심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도정일 작가의 책이 '쉽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사무사책방' 시리즈 중 세 권의 비중을 차지하는 도정일 작가의 책이 쉽지만은 않았다.
사무사책방 시리즈에 실린 도정일 작가의 책 중 '만인의 인문학', '공주는 어디에 있는가'에 이어 '보이지 않는 가위손'까지 세 권을 책을 만나지만 사실 한 권 한 권이 쉽지 않았다 하겠다. 인문학을 주제로 하고 있는 책은 나에겐 버거운 주제였는데 도정일 작가의 책은 잘 읽어지면서도 어렵고, 우리가 살면서 알아가면 좋을 주제이긴 하지만 쉽게 손에 잡기 힘든 책이라 찾아 읽지 않으면 많은 이들이 읽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평론가, 문화운동가인 작가 도정일. 2001년 시민운동 단체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과 '책읽는사회문화재달'을 설립했다고. 영유아를 위한 '북스타트' 운동 및 교사를 위한 독서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주도해왔다고 하는 작가의 이력이 눈에 띈다.
우리 사회에 공포의 문화와 선망의 문화가 퍼지고 있고 이 두 가지 문화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일방적인 '성공 서사' 누구나 바라고 원하는 억대 연봉의 사람들은 만인의 모델로 추켜 세워진다. 현존 자본주의문명이 인간의 얼굴을 가진 문명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자본주의 그 자체의 문제이고 과제라고 하는데 이것은 동시에 지금의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이기도 하다고 한다.
시장 체제적 논리가 인간의 정치적 운명과 사회 운영을 규정하게 되는 상황에서 시장은 경제 영역으로 국한되지 않는 정치체제고, 시장 전체주의는 시장과 정치가 불가분의 융합 관계를실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라고.. 시장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시장이고, 시장을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
세 권의 책이 나에겐 쉽지 않았다. 인문 에세이.. 그가 가고자 했던 뜨거운 실천이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님만의 사정이 있어 보인다. 특히나 세 권의 책을 읽으며 이 책이 쓰인 시기가 지금과는 거리가 조금은 멀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음이 안타깝기도 했다. 인문학 에세이는 나에겐 신선하게 다가온 장르이기에 크게 힘겹진 않았지만 모든 것이 쉬웠다.. 하기엔 거리가 느껴진다. 어찌 되었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모두를 위한 살기 좋은 사회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