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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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작가 하현. '달의 조각',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를 썼다는 작가의 장래희망은 부유하고 명랑한 독거노인이란다. 현재진행중인 작가의 장래희망이 귀엽다 느껴진다.

제목에서처럼 분명 만나고 싶어 약속을 잡긴 했는데 약속 날짜가 다가올수록 취소되지 않을까 은근 기대하던 나의 모습.. 나만 이런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피식 웃음이 난다. 보아하니 주변에도 여럿 이런 마음인 지인들이 있는 듯해 괜히 안심이 된다.

나랑은 상관없을 것같던 서른이 훌쩍 지나 아이가 점점 성장하니 왜 더 밖에 나가기 힘들어지지? 게다가 가끔 일탈을 꿈꾸지만 기회가 오면 딱히 나가야겠단 생각도 저 멀리 사라지고 없다.  왜 집이 이리 편하고 좋은건지ㅋㅋ 작가에게도 서른은 닥쳤고.. 비혼주의자인 작가는 주변 사람들을 이해시키느라 힘들었겠지만.. 요즘 세상이 내 몸 하나 건사할 수 있다면 꼭 결혼을 해야하나? 하는 물음을 많이 던지는 때라 이제 눈치 보지 않아도 되지 싶다.

🔖나는 모듈형 인간이 되고 싶은 것 같다. 블록을 조립하듯 마음대로 세상과 연결되고 분리되는 사람. 외톨이가 아닌 채로 혼자일 수 있는 사람.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많은 이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하지만 진짜 마음 터놓고 지내는 이가 아닌 이상 적당한 거리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모듈형 인간이 되고싶다ㅋㅋ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집을 찾기 시작하면 집만 보이고, 나무를 찾기 시작하면 나무만 보이는 것처럼.

에세이를 읽다보면 '세상 사는 것 다 비슷하구나'하는 생각이 많이든다. 글로 위안삼고 위로 받는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 쓴 누군가의 글이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면 짜증내기 보단 그날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삼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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