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아들이 없었던 민반효의 눈에 들어 양자가 될 뻔했던 심열국, 그의 외동딸 민연의에 의해 데릴사위가 되어 재산을 모두 거머쥘 날만 기다리며 살았다. 그런 그에게 자식이 없어 씨받이를 통해 맏딸 재이를 얻었고, 그 후 민씨 부인의 소생 홍랑이 태어났다. 민씨 부인에겐 눈엣가시 같았던 재이였지만 홍랑은 재이를 잘 따랐고 재이 품에 파고들 정도로 누이를 향한 마음이 지극했다. 귀곡자를 통해 홍랑을 지킬 범 발톱 노리개도 달았지만 그 노리개마저 재이에게 맡기고 재이를 위해 남산 동백꽃을 따러 갔던 홍랑이 실종되었다.
심열국은 아들이 사라진 후 이천 냥을 주고 사온 양아들 무진을 들이지만 그에 대한 믿음은 크지 않다. 백방으로 홍랑을 찾던 십년이 지난 어느 날 홍랑이 등장하고 민씨 부인은 아들의 귀환을 믿었고 재이는 동생이 아니라 한다. 뜻하지 않게 제주도 늙은이에게 시집가게 된 재이, 누이가 없으면 기억이 쉬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며 혼인을 취소하고 그녀와 함께 함월로 갔다. 제 아우 홍랑이 아니라 생각했던 그였는데.. 홍랑과 함께 할수록 어릴적 아우의 모습이 자꾸 보이는 재이다. 점점 홍랑에게 마음을 열게되는 재이, 아우를 찾겠다며 연경으로 가고 싶어했던 누이를 잡아두고 싶었던 무진, 진짜 홍랑처럼 행사하며 심열국 집안을 뒤흔드는 홍랑.
죽을 때까지 금덩이를 삼켜야 하는 고대 청나라의 형벌인 '탄금', 배 속이 금덩이로 가득 차서 장이 파열되고, 다리가 부러져 일어설 수조차 없게 되며, 종국엔 기혈이 모두 막혀 사지가 썩어들어가는 걸 지켜봐야만 하는 끔찍하지만 지체 높은 왕족들만 받는 다는 고급 형벌인 탄금형을 받은 이는 과연 누구일까?
어떤 미스터리한 일이 가득 담겨 있을까 궁금해 하며 펼쳐든 조선 미스터리 서스펜스 <탄금>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묘사되는 문장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재미있기도 했지만 각자의 사연에 눈물 짓게 만든 책이라 하겠다. 실로 오랜만에 눈물을 흘리며 읽은 책이라 그런지 책을 덮으면서도 진한 여운이 남았던 <탄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