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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씨의 가족 앨범 - 개정판 ㅣ 사계절 만화가 열전 17
홍연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2월
평점 :
마당 씨의 가족 앨범
우리는 살면서 우선순위에 두는 게 각자 다를 것이다. 마당 씨가 생각했던 우선순위는 건강한 먹거리였다. 인생철학으로 여겼던 건강한 먹거리가 아이가 자라면서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한다. 마당 씨의 가족 앨범 속엔 새로운 가족도 있지만 완이의 변화가 가장 크게 자리하는 것 같다.
어머니가 너무 이른 연세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라는 이름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마당 씨다.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며 평소 술을 달고 살다시피 하던 아버지가 다리 수술 앞에서 술을 끊고 두 번의 수술을 감행한다. 결과는 모두 좋음!! 그렇게 삶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면 젊어서도 좀 관리하지, 어머니 좀 괴롭히지 말지, 그렇게 두 분이 알콩달콩 오래오래 사시지.. 하는 안타까움이 컸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릴 적부터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던 어머니는 심부름을 다녀오던 밤 큰일을 당할 뻔했고 무사히 탈출하긴 했지만 가해자는 부모님의 합의로 처벌도 받지 않았다. 합의금마저 부모님이 꿀꺽...>.<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쌓이던 것들이 탈출구로 삼았던 결혼에서 마저 암울함으로 다가왔고 그게 우울증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는 삶에 대한 끈을 놓아버리신 게 아니었을까...
손주들 커가는 모습을 좀 더 보셨더라면 좋았겠다 싶은 마당 씨의 어머니 이야기는 참 가슴이 아프고, 우리 엄마의 어렸을 때와 많이 닮아 있어 더 가슴이 아렸다.
완이는 점점 자라 세상의 맛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고, 단맛에 이어 고소한 맛에까지 눈을 떴으니.. 그야말로 신세계라!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키우고 가꾼 건강한 밥상에 대한 신념이 확고했던 마당 씨는 그런 신개념 먹거리가 달갑지 않았고 완이는 절망에 빠진다. 어차피 먹을 온전히 건강하지 않은 먹거리는 최대한 접하는 시기를 늦추고 싶은데.. 아이가 커가니 그것도 쉽지 않다. 나만의 철학을 고집하느냐 어느 정도 타협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설상가상 완이가 원하지도 않았던 동생이 태어나며 온전히 나의 것이었던 부모님은 동생에게 많이 기울었고, 급기야 유치원에 가기에 이르렀다. 어린이집도 가보지 않은 완이가 동생도 생기고 아빠 일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유치원에 가게 생겼는데 제대로 된 적응 기간도 가지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 유치원에 적응하려니 괴롭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 아빠는 완이의 이야기는 들어주지도 않고 무조건 유치원에 가야 한다 고집하고, 놀아달라 요구하면 바쁘다는 말로 거절하기 일쑤다. 엄마 옆엔 동생이 딱 붙어 있고 아빠마저 바쁘니 완이는 너무 외롭다.
경제적인 압박이 심해오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겠다 이해는 되는데, 자꾸만 아이에게 손을 드는 마당 씨를 보며 너무 안타까웠다. 조금만 완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줬더라면.. 안아주고 다독여주기만 해도 마당 씨가 그렇게 역정 낼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 하며 참 안타까웠다.
본인 스스로 평화를 깼다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는 마당 씨를 보니 너무너무 안타까웠지만 그렇게 또 부모는 성장해 가는 것이리라. 이제 하나가 더 늘어 네 가족이 되었고, 고집이 점점 세지는 완이와 더 말썽 부릴 동생이 건강하게 자라길.. 더 예쁘고 화목한 가정이 되길 바라게 된다. 마당 씨의 식탁을 시작으로 마당 씨의 좋은 시절을 거쳐 마당 씨의 가족 앨범까지.. 울고 웃고, 안타까워했던 마당 씨의 지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일을 하며 육아에 가사에까지 전념하는 마당 씨를 보면 언제나 응원하고 싶어진다. 파이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