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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씨의 좋은 시절 - 개정판 ㅣ 사계절 만화가 열전 16
홍연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2월
평점 :
마당 씨의 좋은 시절
건강함을 우선으로 하는 마당 씨의 하루하루. 마당 씨의 좋은 시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궁금함에 한 장 한 장 열심히 넘겨보았다. 마당 씨가 남자라는 것을 감안하고 보며 그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참 많았다. 집안일이며 텃밭 가꾸는 일이며.. 식사 준비를 하는 것이 마당 씨의 몫으로 보인다. 집에서 일을 하니 가능한 걸까? 하는 생각도...^^
마당 씨는 첫째 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조산원을 택했고 아내가 애쓰는 그 찰나를 눈으로 보고 완이를 품에 안았다. 이때만 해도 마냥 좋았겠지.. 이게 마당 씨에게 찾아온 첫 번째 좋은 시절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아이는 커가고 걷고 말을 하고 자아가 생기기 시작하면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내가 중심이고, 모든 것이 나, 내가.. 나로 인해 돌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부모 입장에선 말리고 타이르고 나무라기 바쁘다. 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또 상황은 달라지고.. 개구지고 말썽 부려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라고 비는 게 또 부모다. 완이가 아프고 열이 오르니 가슴 아프고 대신 아파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드는 마당 씨다.
그러는 와중에 아내와 삐걱거리는 순간도 있었으니.. 집에서는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순간이다. 아내가 아이를 온전히 봐주면 좋겠지만.. 아니면 밖에서라도 몇 시간 집중할 수 있었으면 싶겠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고 쌓이고 쌓였던 감정은 아내가 없이 완이와 온전히 하루를 보낸 그날 터지고 말았다. 왜였을까.. 괜히 화가 나니 완이를 태우고 아내가 모임을 하고 있는 곳으로 가 태우고 돌아오면서 말 한마디 하지 않던 마당 씨를 보면서 한숨이 푹~ 쉬어졌던 나.. 아이 낳고 한참을 집에 있다 오랜만에 모임 있어 나갔더니 애 운다고 빨리 들어오라는 전화를 받고 바로 들어올 때의 내 심정과 마당 씨 아내의 심정이 같았지 않았을까.
집에서 해야 할 일도 많고, 풀리지 않는 일도 있고, 육아에 살림도 함께 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버지는 또 하나의 문제로 다가온다.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아픈 부모를 모신다는 것은 쉽지 않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잘 모시려 하지만 못내 나쁜 마음먹기 일쑤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속에서도 건강을 회복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아버지마저 점점 건강이 악화되니 마당 씨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겠다 싶다. 거기에 천재지변으로 집도 온전치 못하고 무허가 공장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라 마당 씨는 시골 생활을 정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한 가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건강한 식탁이다. 그래서 선택해 간 곳이 텃밭이 딸린 1층 아파트.. 거기다 완이 동생도 생겼다. 처음 생겼던 동생이 세상 빛도 보기 전에 떠나고 미안함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 같은 것들이 마당 씨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겠지만.. 참 다행스럽게도 다시 완이 동생이 엄마 뱃속에서 세상 구경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
흔한 가정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마당 씨의 이야기에 울고 웃고.. 공감하면서도 왜 그랬을까 안타까운 마음도 생기는 마당 씨 시리즈. 마당 씨가 생각했던 마당 씨의 좋은 시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차지했을까. 분명 완이를 품에 안은 순간도 있을 것이고 새롭게 보금자리를 정한 장소도 그럴 것이고 완이 동생이 생긴 그 순간도 다 좋았겠지? 마당 씨의 가족 앨범 속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지 기대하며 다음 권으로 넘어가 보려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