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Feel 상상 고래 10
이윤주 지음, 이종미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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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을 살고 있는 은유는 필러로 선택되어 러드들에게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로봇인 러드는 다양한 감정을 배우기 위해 감성, 공감 지수가 높은 인간을 선택해 그들을 통해 감정을 하나씩 배워나가고 감정을 마스터할 때마다 눈동자에 필라인이 새겨진다. 아픈 인간은 잉여인간으로 분류되어 신고 대상이 되고 동물 역시 아무 감정 없는 러드에겐 장난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재미, 화, 공포, 성취감, 사랑, 슬픔, 연민 총 7단계의 감정을 마스터하고 싶어 하는 로봇들 세상. 감정 5단계를 통과한 러드들은 가정을 이루고 살 수 있는데 휴이의 부모 로봇이 그에 해당되었다. 휴이의 필러 정음은 감성, 공감 지수가 높은 아이였는데 휴이에게 '화'라는 감정을 알려준 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후 은유를 찾아가 휴이의 필러가 되어주길 원했고 빠른 속도로 감정을 배워가는 휴이다. 그런데 이 휴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이 익다. 은유에게는 뇌 과학 분야의 일인자였던 아빠가 있었다. 러드 연구원들과 인공두뇌 연구를 했던 아빠는 은유의 생일날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오빠 은오는 사라졌다. 그 후 엄마는 병을 얻었고 선물로 받았던 앵무새는 리온에 의해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러드들의 사령탑 거브레인은 슈퍼뇌 컴퓨터칩을 이용해 러드들을 거느리고 싶어 했는데 과연 그 야망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사라진 유능한 필러들의 뇌 이식을 통해 감정을 마스터하고 싶었던 러드들.. 사라진 필러들을 찾을 수 있을까?

로봇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마스터해 인간과 어울리는 세상이 아닌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러드들의 이야기가 무섭게 느껴졌다. 점점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로봇이 우리의 생활에 들어올 텐데 무언가 오류를 일으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보기도 한다. 러드들이 감정을 배워가는 과정이 '나'에 국한된 것이 아닌 '타인'과 함께일 때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9년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 <필>. 아이들의 상상력도 키워주고, 나와 타인의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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