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미궁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4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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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랜만의 가이도 다케루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했다. 하지만 거의 500페이지 분량, 일주일간의 독서가 내겐 '코스를 잘못 접어든 마라톤'처럼만 느껴졌다. 다음 코스가 궁금하지 않은데도 앞으로 꾸역꾸역 나아갔던 건 작가에 대한 애정 덕분이다.

이 소설은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의 외전격으로, 덴마 다이키치라는 도조대학 의과대생이 사쿠라노미야 병원에 잠입하여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형식이다. 그런데, 그 파헤치는 사건이 "별로 궁금하지 않았고", "전문용어와 지식들의 남발이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었다. 워낙 이 작가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과 코믹 캐릭터의 조화로 승부하는데 이 소설은 뭔가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었다. 악역인 사유리-스미레의 매력이 좀더 드러났어야 하는데 그것도 좀 아쉽고.  

가장 웃긴 캐릭터는 비중이 적은 조연인 세 할머니 환자들이었다. 도쿠 할머니의 감자조림 스토리는 좀 뭉클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후훗.

기존 시리즈와는 시라토리-히메미야 콤비가 활약하며 그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시라토리의 매력은 '의학책을 펼쳐놓고 환자와 상의하며 하는 진료' 방식 말고는 크게 돋보이지 않았고, 히메미야는 음- 실수 연발 간호사로 나오는데 맹해 보이기만 했다. 

이 작품의 압권은 35개 장의 소제목들이다. '연기와 뼈', '메멘토 모리,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 '가짜 대집합' 등 꽤나 지성을 과시하면서도 시적인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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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3-0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전 책들은 재밌게 봤지만, 이번 건 사놓고도 미적거리고 있습니다..제너럴루즈때부터 히메미야 캐릭터가 맘에 안들고~~~ 나름 시리즈는 기복이 있는 법이지요~ 큰 기대없이 시작해야겠습니다..

베쯔 2010-03-0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선입견 생기셨겠네요~ 마음 비우고 시작하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