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갑자기 5억엔이라는 거액을 상속받은 평범한 가족.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인가. 미미 여사의 작품 중에서 일상 추리소설 계에 들어가는 이 소설은 산뜻하게 읽기에 좋다.  

청소년을 화자로 등장시키는 점도 미미여사답다. 아이는 이러한 큰 사건을 통해 상처받지 않고 제대로 성장해가는 법. '엄마와 아들'의 핑퐁 같은 콤비도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소설의 구성을 축구경기 형식을 빌어 '킥오프-전반전-하프 타임-후반전-승부차기'로 진행하는 점은 재치만점이다. 따뜻하고 다채로운 비유도 즐거움을 준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머릿속의 수납계' 묘사 같은-.  

   
 

머릿속에는 작은 접수대가 있어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접수하고, 수령 확인 도장을 찍은 후 그것을 각 부서로 나눠 준다. 모든 작업은 타키온이 날아가는 듯한 속도로 처리되어 우리는 갈수록 그 과정을 의식하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어느 부서로 나누어주면 좋을지는 곧바로 알 수 없는, 낯선 단어와 마주치지 않는 한은.  

내 머릿속의 접수대에서는 마취가 덜 풀렸다는 게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없어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   

문득 어머니를 올려다보자 역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머릿속의 접수대가 '지금 이 창구는 폐쇄'라는 푯말을 내걸고 도망친 것 같은 느낌으로.

 
   

황매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쪽수나 외양에 비해 가격이 깜짝 놀랄 만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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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2-2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쪽수나 외양에 비해 가격이 깜짝 놀랄 만큼 높다...이런 코멘트가 중요하죠^^

베쯔 2010-02-27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네..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면 안 살 수가 없다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