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드보일드 장르를 잘은 알지 못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한두 작품을 읽어보고, 독한 담배와 위스키, 쿨한 말투, 그리고 아름다운 여자로 범벅된 '남자들의 폼잡기 놀이' 같다고 여겼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의 작가 하라 료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바로 레이먼드 챈들러. 이 책에는 보너스로 하라 료의 필립 말로 탐정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4-6P)가 실려 있다. 책을 사기 전에 망설인 건 일본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이면 결국 흉내내기인데 얼마나 잘 썼을까? 하는 거였다. 가뜩이나 하드보일드에 대한 편견도 있었던 데다가. 

하지만 하라 료는 서양 하드보일드의 느끼함과 비현실성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 듯이 보인다. 사회파 미스테리와도 맞닿아 있으면서, 매력적인 사와자키 탐정을 창조해냈다. 한번 비꼬지 않고는 내뱉지 않는 말투, 그리고 남에게 결코 뭔가를 바라지 않는 태도는 그를 좀스러운 탐정들과 차별화한다.  

이 탐정이라면, 사건을 맡기고 싶다. 나는 아름답지도 돈이 많지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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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aki 2009-12-0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라 료의 이 작품을 읽고 너무 좋아서 필립 말로 시리즈를 세 권 찾아 읽었는데, 이건 뭔가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 뭔가 아닌 느낌의 이유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미남도 아니고 폼 잡지도 않는 사와자키는 확실히 부담이 없어서, 뭐랄까 '아저씨의 귀여움' 같은 게 잘 느껴지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니시고리 경부와 야쿠자 하시츠메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도 보면 볼수록 귀여워서, 즐겁게 시리즈 다음 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쯔 2009-12-0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그렇죠? ^^ 하라 료의 사와자키가 훨씬 끌린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