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제임스 조이스 지음, 이강훈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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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모험이 펼쳐지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짜 모험은 집에나 틀어 박혀 있는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험은 집 밖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P.23


더블린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나는 더블린 하면 🇮🇪 의 수도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그룹인 U2를 떠올렸는데, 이제는 ˝제임스 조이스˝와 <더블린 사람들>을 떠올릴 것 같다. 흐리고 안개 낀더블린의 배경과 함께. (실제로 그런 날씨일지는 모르겠다.)

˝제임스 조이스˝ 데뷔작인 <더블린 사람들>에는 14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이 실려있다. 이 작품들을 관통하는 단어를 꼽으라고 하면 ˝우울함˝이라 하겠다. 한결같이 우울함이 느껴지고, 작품들은 모두 마지막에 강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 해설을 보면 이 책은 ‘도덕적 시각에서 본  더블린 사람들의 마비된 삶의 모습을 다룬 것‘이라고 하면서, 이러한 마비의 원인은 당시 영국의 식민 지배하에 있던 아일랜드의 혼란스럽고 암울한 정치, 종교, 문화, 경제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아일랜드의 역사적 배경지식이 있더라면 더 이해가 잘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임스 조이스˝가 주는 글의 위력은 대단했다.

15편의 작품중에 가장 좋았던 작품은 역시 <죽은 사람들> 이었는데, 이 중편은 <열린책들 35주년 세트>에 포함되어 있고, 저번달에 한번 읽었어서 이번이 재독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고(?), 이 작품을 빼고 그 다음으로 좋았던 작품은 <작은 구름> 이었다.

<작은 구름>에는 어릴적 친구사이인 대조적 두명의 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주인공 ˝챈들러˝와 아일랜드에서 영국으로 건너가 성공한 친구 ˝갤러허˝는 8년만에 재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영국 런던의 신문사에서 근무하면서 엄청나게 성공하였고, 이때문에 ˝챈들러˝는 친구와의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친구와 다르게 ˝챈들러˝는 결혼을 해서 대출금을 갚고 사는 평범한 더블린 사람이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성공을 원한다면 나가야만 한다. 더블린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 그래턴 브리지를 건너가면서 그는 하구의 부두 쪽으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발육부진에 걸린 듯한 가난한 집들을 불쌍하게 여겼다.]  P.94


이러한 거리감의 원인은 영국 문화를 받아들였냐 아니냐는 여부에 따른 것으로, ˝챈들러˝는 자신이 아일랜드 문화를 지켰다는 자부심으로 자신을 위로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자신이 친구의 성공을 부러워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좌절감을 맛본다. 그리고 자신의 아기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화풀이를 한다.

[꼬마 챈들러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 올라서 램프 뒤로 물러섰다. 발작을 일이킬 듯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듣고 있는 동안 그의 눈에는 후회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P.111



이책에 실린 단편들의 대부분은 무엇가의 선택에 있어서 갈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더블린적인 것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느냐는 것 중에서 말이다. 결국 더블린적인 것을 유지하는 등장인물들은 마지막에 가서는 후회와 아쉬움을 남긴다. ˝제임스 조이스˝는 <더블린 사람들> 작품을 통해 더블린 사람들에게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라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흥미롭게 읽은 책인데 필력이 떨어져서 이정도 밖에 리뷰를 못써서 아쉽다. 좋았던 작품일수록 리뷰 쓰는게 더 힘든것 같다. 이제 ˝제임스 조이스˝의 다음 작품으로 율리시스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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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2 10: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09-02 10:21   좋아요 5 | URL
스콧님 1등 아니면 5등~!! 너무 좋았는데 리뷰는 잘 못쓰겠어요😅

scott 2021-09-02 16:45   좋아요 4 | URL
율리시즈! 완독 응원!

이번달! 도끼 선생님 마지막 작품 완독, 응원!
새파랑님 도스토예프스키 마니아 로쟈님 넘어선다에 한표 🖐

새파랑 2021-09-02 16:56   좋아요 4 | URL
ㅋ마지막 작품응원 감사합니다~!! 책이 두꺼워서 큰맘 먹고 읽어야 할거 같아요 ^^

청아 2021-09-02 10: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조이스도 척척 읽어내시는 새파랑님 9월 읽으실 책들이 더 기대됩니다!🤭👍

새파랑 2021-09-02 10:59   좋아요 5 | URL
미미님께 <율리시스> 땡튜 했어요 ㅋ 벌써 읽으셨다니 👍👍

Falstaff 2021-09-02 10: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먼 시절, 대학에 들어가니 개강하는 날이 1년에 3개월 정도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렇게 짧은 시간에 영문과 여자 애들은 가슴에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리너스>를 꼭 안고 다니고, 저는 제가 저 책 대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염불을 했지만 결코 그런 행운은 오지 않았고, 영문과 남자 애들은 조이스 대신 막걸리 통만 잔뜩 불어 제꼈는데, 그때 암호처럼 주변을 횡행하는 단어가 ˝사자˝였답니다.
사자? Lion? 무식한 우리 이과생들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동물원이 있어서 사자를 보고 글을 쓴 모양이라 웃으면서 술잔만 죽였습지요. <사자>는 백수의 왕 <獅子>가 아니라 죽은 자 <死者>였던 겁니다.
이 책을 읽으셨으면 이제 <율리시스>를 읽을 모든 준비가 끝난 겁니다. 더 미루지 마시고 곧 도전하세요!!!!!!!

새파랑 2021-09-02 10:59   좋아요 4 | URL
ㅋ 폴스타프님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으시군요 😆 영문과 출신이시군요 역시~!! <죽은 사람들> 완전 좋았어요. 곧 <율리시스>에 도전하겠습니다~!!

Falstaff 2021-09-02 12:2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새파랑 님께서 바쁘신 모양입니다.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안 좋은 기억 없고요,
영문과 출신 아니라 ˝무식한 우리 이과생˝입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1-09-02 12:33   좋아요 2 | URL
아 ㅋ 제가 잘못 읽었군요. 폴스타프님도 이과생~!! 예전에 이과생이라고 본 기억이 있었는데 🙄 행운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 안좋은 기억이신줄 알았어요 😅

잠자냥 2021-09-02 13:22   좋아요 5 | URL
여학생 가슴에 안긴 <더블리너스>이고 싶던 폴스타프 ㅋㅋㅋㅋㅋ 뗴끼 이놈! 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02 14:03   좋아요 3 | URL
ㅋㅋㅋ 눈 밝은 잠자냥 님!!

Falstaff 2021-09-02 14:08   좋아요 3 | URL
당시 영문과 애들은 <더블리너스>, 불문과 애들은 <고리오 영감탱이>, 독문과 애들하곤 친하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독문과엔 정말 무지막지하게 욕 잘하는 한x흠 교수가 있었습지요. 아이고 그 양반 살아 있는지 모르겠네요.
국문과 애들은 공부하는 꼬라지를 아예 못봤고요. ㅋㅋㅋㅋㅋㅋ 알라디너 중에 누구가 얼른 머리 속에서 휙 지나갑니다.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02 15:27   좋아요 3 | URL
폴스타프.../ 국문과 걔는 학교를 아예 안 가서 꼬라지 자체를 못봤을 걸요?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02 1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 새파랑님 제임스 조이스도 깨시는 겁니까? <펠리시아의 여정>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저는 아일랜드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더라구요. 저도 전집에 있는 죽은사람들로 시작해봐야겠습니다.

새파랑 2021-09-02 12:03   좋아요 3 | URL
독서괭님 전집에 있는 <죽은 사람들>단편들 완전 좋아요. 강추합니다~!!

다락방 2021-09-02 11: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러비> 진짜 좋아했어요. 창비세계문학 단편선에서 <애러비> 만나고 너무 좋아서 <더블린 사람들>을 나중에 샀더랬지요. 아.. <애러비> 너무 좋았어요. 언급하신 <죽은 사람들>도 좋고요. 단편들이 다 주옥같은데, 저는 이 책을 읽고서도 율리시스는 도전하지 못하겠더라고요? 흠흠..

새파랑 2021-09-02 12:02   좋아요 4 | URL
저도 다부장님(이작가님) 처럼 <애러비> 너무 좋더라구요. 왠지 내애기 같은(?) 기분도 들고 그 허탈함이 마지막에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율리시스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09-02 15: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일랜드의 역사가 훌륭한 작가를 많이 배출시킬 수 있는건가봐요. 제임스 조이스는 처음부터 어려워 포기했었는데 이제 읽으면 잘 읽을 수 있을까요, ㅎㅎ

새파랑 2021-09-02 16:16   좋아요 4 | URL
<더블린 사람들>이 그래도 가장 읽기 쉽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읽어보면 괜찮습니다. 페넬로페님이시면 당연히 잘 읽을 수 있죠 😆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6: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헐. 율리시스요? 이 도전정신을 보라!!! 지는 님을 마구마구 응원만 하겠어라. ㅋㅋㅋ

새파랑 2021-09-02 16:17   좋아요 3 | URL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읽을수는 있겠죠? 😅

그레이스 2021-09-02 16: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조이스 전작읽기 들어가셨나요?
암튼 부럽습니다!

scott 2021-09-02 16:43   좋아요 4 | URL
마니아 등수가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계쉽니다. ^@^

새파랑 2021-09-02 16:54   좋아요 4 | URL
왠지 율리시스는 읽어봐야 될거 같아서요 😅 아직 안읽은 제가 부러우실 정도로 좋은 책이라 생각하시는거죠? 😆

새파랑 2021-09-02 16:54   좋아요 4 | URL
전 야매 마니야 😅

그레이스 2021-09-03 00:48   좋아요 2 | URL
제임스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뿐입니다. 율리시즈 하도 말이 많아서 각오만하고 있는중이구요
마릴린 몬로가 낭독으로 읽었다는 얘기 듣고 흥미로워서 읽어보려구요^^

mini74 2021-09-02 17: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읽다 만 책 칸에 얌전히 꼽혀 있네요 ㅎㅎㅎ 새파랑님 대단 👍

새파랑 2021-09-02 17:05   좋아요 5 | URL
미니님도 읽다만 책이 있으시군요~! 이 책은 잘 읽혀요. 다시 읽을 책으로 옮겨오심이 😆

서니데이 2021-09-02 18: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더블린 하면 아일랜드가 생각나긴 하는데, 장소의 이미지 같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낯선 곳 같습니다. 파리나 런던은 가보지 못해도 떠오르는 명소가 있는 걸 보면요.
새파랑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1-09-02 18:29   좋아요 3 | URL
ㅋ 그러네요 저도 명소가 안떠오르네요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cyrus 2021-09-02 1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읽은 다음에 <율리시스> 읽기에 도전해보세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이 <율리시스>에 나오기 때문에 두 작품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두꺼운 <율리시스>가 재미있게(?) 느껴질 것입니다. ^^

새파랑 2021-09-02 20:04   좋아요 4 | URL
저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읽었습니다~! 근데 아주 어렵더라구요 ㅡㅡ
연관성이 있다니 궁금하네요. 과연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초딩 2021-09-03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걸 읽고 진짜 ㅜㅜ 더블린 안 사람들은 어케 이해해 흥 이랬었어요 ㅎㅎㅎㅎㅎㅎ

새파랑 2021-09-03 05:59   좋아요 1 | URL
ㅋ 어떤 기분이셨을지 공감이 갑니다 😅 이해는 다 못하더라도 어느정도 공감은 되더라구요~!!

희선 2021-09-03 0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더블린 사람들》 장편이 아니었군요 이야기 하나하나에서 더블린 사람을 말하는군요 더블린은 도시지만 아일랜드 사람 이야기기도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율리시스》를 읽겠다니... 대단하네요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희선

새파랑 2021-09-03 06:01   좋아요 3 | URL

단편이어서 그나마 잘읽히고 임팩트도 있더라구요.
율리시스가 어렵다고 하길래 한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