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 왜 달고 다니는지 모리겠네. 나라 위해 목심 바친 것도 아이고, 즈그끼리 놀러가다 죽은 긴데·······.”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내 목에 걸린 노란 리본을 보고 높은 톤의 경상도 말씨로 주위 사람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나는 사내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사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지그시 노려보았다. 나지막이 날카롭게 딱 한마디 던졌다.
“미친놈!”
사내는 의외로 비굴한 자다. 눈길을 돌려버린다. 나는 구름에 달 가듯 열차에서 내린다. 세월호사건 일으킨 적폐본진도, 저런 잡것도, 나와 같은 하늘을 이고 있다 새삼 깨닫는 무거운 아침이다. 징글징글한 생이나마 탱글탱글하게 살아가자 싶어 휘파람을 불어본다.
“눈물을 흘리면서 밤을 새운 사람아. 과거를 털어 놓고 털어 놓고 새로운 아침 길을 걸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