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가장 잘 쓰는 직장인 되기 -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업무 혁신전략
우병현 지음 / 휴먼큐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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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기록이냐 디지털기록이냐를 두고 논쟁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디지털기록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 같다. 아직까지 손기록을 애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젊은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편입될수록 손기록의 입지는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나는 현재 손기록과 디지털기록 둘 다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기록의 비중을 늘리고 싶다. 허나 마음과 달리 구글 캘린더 같은 기본적인 앱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구글을 가장 잘 쓰는 직장인 되기>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조선비즈가 스마트 워킹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기존 업무환경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조직원 개개인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명 '구잘직 프로젝트'를 시행한 결과물이다. 구글 하면 대표적인 툴인 지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등의 사용법뿐만 아니라 마케팅, 인사총무, 교육 등 각 분야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툴을 활용해온 방법을 조선비즈 직원 개개인의 노하우와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한 사람이지만 여러 사람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 부서와 직급에 따라 조금씩 다른 구글의 활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단, 내용이 썩 쉽지는 않다. 아니, 누구나 구글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가장 잘 쓰는' 경지에 오를 수는 없다고 해야 할까. 구글을 이용하면 모든 업무를 웹오피스로 처리하고, 모든 자료를 처음부터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으며, 스스로 웹마스터가 되어 온라인상에서 자유자재로 일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메일만 해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해서 제공되는 기능을 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따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훨씬 전부터 지메일을 써왔지만, 이 책을 읽고서 비로소 폴더를 정리하고 라벨을 지정하고 주소록도 관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구글을 '가장 잘 쓰는' 경지에 오른 것 같지는 않다. 계속 도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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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의 정리습관
시노즈카 다카야 지음, 김정환 옮김 / 미래지식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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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앞에 오래 있다고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듯이 일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 긴만큼 일을 잘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 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곧 일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사람의 정리습관>의 저자 시노즈카 다카야에 따르면 성공한 기업인과 직장인은 공통적으로 '정리의 달인'이라고 한다. 정리습관을 갖춘 사람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일을 빨리 하고, 남는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서 결과적으로 주어진 시간 동안 남들보다 높은 성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리는 단순히 책상 위를 깔끔하게 치우고 서류나 명함을 정리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컴퓨터 배경화면은 물론,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 앱 등도 업무 환경에 해당된다. 이를 부지런히 정리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도 구글을 비롯한 검색엔진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 방법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사이트에서 원하는 정보를 모으는 방법이다. 곧바로 트친들을 정리했다. 남은 트친들은 관심사에 맞춰 설정한 리스트에 분류했다. 얼마전 시작한 구글캘린더도 정리하고 구글알리미도 시작했다. 블로그도 하고 SNS도 무리 없이 하니까 최신 기술을 잘 다룬다고 생각했는데, 달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체험하고 신기술을 습득한다고 하니 자극이 된다. 앞으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관련 도서도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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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힘 - 작지만 강력한, 우리에게 부족한 1%는 무엇인가 디테일의 힘 1
왕중추 지음, 허유영 옮김 / 올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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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업가 왕중추의 저서 <디테일의 힘>은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품질과 서비스의 작은 결함이 기업 전체의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작은 일도 꼼꼼하게 처리하고 완벽하게 달성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이는 개인의 발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작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큰 일도 잘할 수 있는 법이므로 아무리 하찮고 쉬운 듯 보이는 일이 주어져도 잘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나라가 발전해도 쓰레기 분리배출이나 교통법규 준수 등 공공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볼 수 없다. 일부러 글로 쓰지 않아도 알 만한 내용을 왜 썼을까 생각해 보니 출간 연도가 십 년도 전이다. 중국 기업의 품질 경쟁력과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중국 국민들의 공공 의식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당시 분위기에 편승해 이런 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습관이 디테일을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가 든 사례를 보면 사소한 행동이나 태도가 큰 문제를 야기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소한 행동이나 태도는 습관에서 나오는 법. 평소 습관을 바르게 하고 몸가짐을 단정하는 것만으로도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불행을 막을 수 있다. 개인에게 습관이 있다면 기업에는 관행이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모 항공사 회항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문제의 기업인은 이번에 처음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전부터 행실이 좋지 않았다고 하니 기업 차원에서 미리 단속했더라면 이번 같은 일은 없었을 터. 직원의 실수에는 죽일 듯이 굴면서 오너나 임원의 실수에는 너그러운 관행에 신경쓰지 않은 것이 (엄청난 광고비를 들여 쌓은) 기업 전체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어디 이런 관행에 눈감는 것이 해당 기업뿐일까.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이런 일은 왕왕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이미 높은 수준이니, 이제는 (향후 기업과 조직의 미래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내부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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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형 인간 - 일, 생각, 미래를 기록하면 삶이 달라진다
이찬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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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할 거리는 넘쳐나고 기록하는 데 필요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지만 기록하는 사람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검색하면 나오니까 굳이 기록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록을 그만둘 건 없다. 이런 때일수록 '기록형 인간'의 가치는 높아질 게 분명하니 말이다. <기록형 인간>의 저자 이찬영에 따르면 21세기는 적자생존의 시대, 아니 '적는 자가 생존하는 시대'다. 손기록과 디지털기록 어느 쪽도 좋다. 종이와 디지털기기를 넘나들며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는 저자는 손기록과 디지털기록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다만 기록의 목적이 학습과 기억력 향상이라면 손기록이 낫다. 손을 움직여 기록하는 행위는 두뇌를 개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절반 이상을 일기 쓰는 방법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일기라고 해서 학교 다닐 때 쓰던 일기를 생각해선 곤란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일기의 종류는 모두 다섯 가지. 하루 중에 일어난 사건이나 느낌 등을 쓰는 일반적인 일기를 비롯해 종교 생활이나 독서, 공부 등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배운 내용 등을 적는 묵상 일기, 업무의 순서나 진행 과정, 주의사항, 기억할 점 등을 정리하는 업무 일기, 하루 일정을 기록하고 소요 시간 등을 관리하는 시간 일기,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목표를 적고 점검하는 비전 일기가 그것이다. 이 중에 나는 일반적인 일기와 묵상 일기(서평 노트), 업무 일기를 쓰고 있다. 시간 일기와 비전 일기는 업무 일기에 같이 쓰고 있는데, 일기를 다섯 개나 쓸 수는 없으니 이 정도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기록하는 데 있어서 핵심은 "활용을 전제로 한 기록"을 하는 것이다. 글씨를 예쁘게 쓰고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남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고 평생 들여다보고 있을 것도 아닌데 너무 공을 들일 필요는 없다. 글씨는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정도면 되고 내용은 핵심만 간추려서 적는 정도면 된다. 기록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기록에 공을 들일 시간이 있으면 기록한 걸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자.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열아홉 살 때부터 죽기 전까지 매일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했고, 정약용은 생각나는 대로 기록하는 습관으로 18년 간의 귀양 기간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썼다. 나의 기록은 들인 시간과 노력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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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기 다섯 개에서 빵~ㅎ
저는 여러가지로 분류하는데, 전화번호부처럼 분야별(과학, 역사, 경제) 단어별(ㄱ, ㄴ, ㄷ...)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되더군요. 기억이 안나면 기록해 둔 것마저 찾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죠

키치 2015-02-08 09:19   좋아요 0 | URL
Agalma님에게서 진정한 기록형 인간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대단하시네요!

cyrus 2015-02-0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치님은 북플에 서평을 쓰는 활동을 하셔서 기록형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

키치 2015-02-08 09: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노력 중이에요 ^^
 
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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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나운서가 쓴 소설은 손미나의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이후 백지연의 <물구나무>가 두 번째다. 왜 그녀들은 소설을 쓰고 싶었을까. 사회적으로도 유명하고,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 많은 책을 냈으면서 굳이 전문 작가들도 어렵다는 소설 창작에 도전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을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대중에 노출된 사람이라도 허구임을 전제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내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쓴 듯한 느낌 말이다. 하도 저자가 경험한 실화 같은 탓인지 책에서나 매체에서나 '소설'임을 강조하지만, 아무래도 저자에 대해 많은 걸 봐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은 성공한 방송인이자 전문 인터뷰어, 사업가, 작가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백민수. 그녀에겐 고등학교 삼 년 내내 꼭 붙어다녔던 친구 다섯 명이 있었지만, 대학 입학 전 사소한 일로 틀어진 후 27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창시절 전교 1등이었고 재벌가에 시집갔다는 소식만 전해 들은 수경으로부터 전화가 오고, 민수는 수경에게서 친구 중 한 명인 하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민수는 하정의 죽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친구들을 하나씩 만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친구들의 삶이 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아버지와의 불화, 못 이룬 학자의 꿈, 연애 난조 등의 문제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주인공이 나이와 세대는 물론, 성공한 커리어 우먼, 남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 등 나와는 처지가 달라도 너무 다른 인물인데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많은 점이 신기했다. 이를테면 학교 다닐 때는 모범생에 우등생이었지만 사회 경험이 쌓이면서 성적이나 학벌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는 걸 깨달은 점, 속에 품은 고민이나 상처를 남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점, 일은 잘해도 연애엔 헛똑똑이인 점 등이 비슷했다. 아무리 기를 쓰고 목에 힘주고 살아도 사람 사는 게 결국 거기서 거기, 그러나 내 인생의 키는 내가 잡아야 한다는 교훈도 요즘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했다. 나도 주인공처럼 자신이 선택한 대학을 부모님이 마땅치 않아 해서 괴로웠고, 학문을 계속 하고 싶었지만 생활고에 떠밀려 포기했는데, 혹시 저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일까. 만약 사실이라면 위안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건 이 책이 저자가 아들을 위해서 쓴 열 번째 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이 두세 살 되던 해에 앞으로 책 열 권을 써서 아들이 스무 살 성인이 되는 날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크리티컬 매스>, <뜨거운 침묵> 등 많은 책을 썼고, 이번에 처음 소설을 씀으로써 열 권을 채웠다. 말이 좋아 열 권이지, 경쟁이 치열하기로 둘째가라면 서운한 방송가에서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한 권 내기도 어려운 책을 구상하고 쓰고 퇴고하는 노력을 열 번이나 반복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것이 겉으론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어도 내적으론 번민이 많았던 백민수가 마침내 인생의 여러 면을 발견하고 갈구했던 아버지의 사랑까지 알게 되어 겉과 속 모두 충실한 삶을 찾게 되는 과정과 겹쳐보여, 독자로서 그리고 저자의 팬으로서 더없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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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8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지연 씨의 책은 저자로서 커리어를 빛내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아들을 위한 엄마의 멋진 선물이었군요.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보는 글이기 때문에 열심히 퇴고하는 백지연 씨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키치 2015-02-08 09:20   좋아요 1 | URL
저도 아들을 위해 책을 써왔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백지연 씨의 책이 한층 달리 보이더라구요. 멋진 분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