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 작지만 강력한, 우리에게 부족한 1%는 무엇인가 디테일의 힘 1
왕중추 지음, 허유영 옮김 / 올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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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업가 왕중추의 저서 <디테일의 힘>은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품질과 서비스의 작은 결함이 기업 전체의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작은 일도 꼼꼼하게 처리하고 완벽하게 달성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이는 개인의 발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작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큰 일도 잘할 수 있는 법이므로 아무리 하찮고 쉬운 듯 보이는 일이 주어져도 잘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나라가 발전해도 쓰레기 분리배출이나 교통법규 준수 등 공공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볼 수 없다. 일부러 글로 쓰지 않아도 알 만한 내용을 왜 썼을까 생각해 보니 출간 연도가 십 년도 전이다. 중국 기업의 품질 경쟁력과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중국 국민들의 공공 의식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당시 분위기에 편승해 이런 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습관이 디테일을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가 든 사례를 보면 사소한 행동이나 태도가 큰 문제를 야기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소한 행동이나 태도는 습관에서 나오는 법. 평소 습관을 바르게 하고 몸가짐을 단정하는 것만으로도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불행을 막을 수 있다. 개인에게 습관이 있다면 기업에는 관행이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모 항공사 회항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문제의 기업인은 이번에 처음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전부터 행실이 좋지 않았다고 하니 기업 차원에서 미리 단속했더라면 이번 같은 일은 없었을 터. 직원의 실수에는 죽일 듯이 굴면서 오너나 임원의 실수에는 너그러운 관행에 신경쓰지 않은 것이 (엄청난 광고비를 들여 쌓은) 기업 전체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어디 이런 관행에 눈감는 것이 해당 기업뿐일까.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이런 일은 왕왕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이미 높은 수준이니, 이제는 (향후 기업과 조직의 미래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내부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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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형 인간 - 일, 생각, 미래를 기록하면 삶이 달라진다
이찬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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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할 거리는 넘쳐나고 기록하는 데 필요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지만 기록하는 사람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검색하면 나오니까 굳이 기록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록을 그만둘 건 없다. 이런 때일수록 '기록형 인간'의 가치는 높아질 게 분명하니 말이다. <기록형 인간>의 저자 이찬영에 따르면 21세기는 적자생존의 시대, 아니 '적는 자가 생존하는 시대'다. 손기록과 디지털기록 어느 쪽도 좋다. 종이와 디지털기기를 넘나들며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는 저자는 손기록과 디지털기록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다만 기록의 목적이 학습과 기억력 향상이라면 손기록이 낫다. 손을 움직여 기록하는 행위는 두뇌를 개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절반 이상을 일기 쓰는 방법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일기라고 해서 학교 다닐 때 쓰던 일기를 생각해선 곤란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일기의 종류는 모두 다섯 가지. 하루 중에 일어난 사건이나 느낌 등을 쓰는 일반적인 일기를 비롯해 종교 생활이나 독서, 공부 등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배운 내용 등을 적는 묵상 일기, 업무의 순서나 진행 과정, 주의사항, 기억할 점 등을 정리하는 업무 일기, 하루 일정을 기록하고 소요 시간 등을 관리하는 시간 일기,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목표를 적고 점검하는 비전 일기가 그것이다. 이 중에 나는 일반적인 일기와 묵상 일기(서평 노트), 업무 일기를 쓰고 있다. 시간 일기와 비전 일기는 업무 일기에 같이 쓰고 있는데, 일기를 다섯 개나 쓸 수는 없으니 이 정도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기록하는 데 있어서 핵심은 "활용을 전제로 한 기록"을 하는 것이다. 글씨를 예쁘게 쓰고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남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고 평생 들여다보고 있을 것도 아닌데 너무 공을 들일 필요는 없다. 글씨는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정도면 되고 내용은 핵심만 간추려서 적는 정도면 된다. 기록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기록에 공을 들일 시간이 있으면 기록한 걸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자.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열아홉 살 때부터 죽기 전까지 매일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했고, 정약용은 생각나는 대로 기록하는 습관으로 18년 간의 귀양 기간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썼다. 나의 기록은 들인 시간과 노력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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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기 다섯 개에서 빵~ㅎ
저는 여러가지로 분류하는데, 전화번호부처럼 분야별(과학, 역사, 경제) 단어별(ㄱ, ㄴ, ㄷ...)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되더군요. 기억이 안나면 기록해 둔 것마저 찾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죠

키치 2015-02-08 09:19   좋아요 0 | URL
Agalma님에게서 진정한 기록형 인간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대단하시네요!

cyrus 2015-02-0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치님은 북플에 서평을 쓰는 활동을 하셔서 기록형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

키치 2015-02-08 09: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노력 중이에요 ^^
 
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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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나운서가 쓴 소설은 손미나의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이후 백지연의 <물구나무>가 두 번째다. 왜 그녀들은 소설을 쓰고 싶었을까. 사회적으로도 유명하고,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 많은 책을 냈으면서 굳이 전문 작가들도 어렵다는 소설 창작에 도전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을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대중에 노출된 사람이라도 허구임을 전제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내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쓴 듯한 느낌 말이다. 하도 저자가 경험한 실화 같은 탓인지 책에서나 매체에서나 '소설'임을 강조하지만, 아무래도 저자에 대해 많은 걸 봐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은 성공한 방송인이자 전문 인터뷰어, 사업가, 작가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백민수. 그녀에겐 고등학교 삼 년 내내 꼭 붙어다녔던 친구 다섯 명이 있었지만, 대학 입학 전 사소한 일로 틀어진 후 27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창시절 전교 1등이었고 재벌가에 시집갔다는 소식만 전해 들은 수경으로부터 전화가 오고, 민수는 수경에게서 친구 중 한 명인 하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민수는 하정의 죽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친구들을 하나씩 만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친구들의 삶이 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아버지와의 불화, 못 이룬 학자의 꿈, 연애 난조 등의 문제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주인공이 나이와 세대는 물론, 성공한 커리어 우먼, 남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 등 나와는 처지가 달라도 너무 다른 인물인데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많은 점이 신기했다. 이를테면 학교 다닐 때는 모범생에 우등생이었지만 사회 경험이 쌓이면서 성적이나 학벌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는 걸 깨달은 점, 속에 품은 고민이나 상처를 남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점, 일은 잘해도 연애엔 헛똑똑이인 점 등이 비슷했다. 아무리 기를 쓰고 목에 힘주고 살아도 사람 사는 게 결국 거기서 거기, 그러나 내 인생의 키는 내가 잡아야 한다는 교훈도 요즘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했다. 나도 주인공처럼 자신이 선택한 대학을 부모님이 마땅치 않아 해서 괴로웠고, 학문을 계속 하고 싶었지만 생활고에 떠밀려 포기했는데, 혹시 저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일까. 만약 사실이라면 위안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건 이 책이 저자가 아들을 위해서 쓴 열 번째 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이 두세 살 되던 해에 앞으로 책 열 권을 써서 아들이 스무 살 성인이 되는 날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크리티컬 매스>, <뜨거운 침묵> 등 많은 책을 썼고, 이번에 처음 소설을 씀으로써 열 권을 채웠다. 말이 좋아 열 권이지, 경쟁이 치열하기로 둘째가라면 서운한 방송가에서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한 권 내기도 어려운 책을 구상하고 쓰고 퇴고하는 노력을 열 번이나 반복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것이 겉으론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어도 내적으론 번민이 많았던 백민수가 마침내 인생의 여러 면을 발견하고 갈구했던 아버지의 사랑까지 알게 되어 겉과 속 모두 충실한 삶을 찾게 되는 과정과 겹쳐보여, 독자로서 그리고 저자의 팬으로서 더없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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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8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지연 씨의 책은 저자로서 커리어를 빛내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아들을 위한 엄마의 멋진 선물이었군요.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보는 글이기 때문에 열심히 퇴고하는 백지연 씨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키치 2015-02-08 09:20   좋아요 1 | URL
저도 아들을 위해 책을 써왔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백지연 씨의 책이 한층 달리 보이더라구요. 멋진 분이세요 ^^
 
사지 않는 습관
가네코 유키코 지음, 정지영 옮김 / 올댓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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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 '절약의 역설'이라는 개념이 있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이는 것이 개인에게는 좋지만, 모든 개인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이면 사회 전체의 수요가 줄고 기업 생산이 줄어 국민소득이 줄어든다는 원리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를 '소비의 미덕'으로 치환한다. 소비를 늘릴 수록 사회 전체의 수요가 늘고 기업 생산이 늘어 국민소득이 늘어나니(기업이 잘 되어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계속 더 많이 소비를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떤가? 기업 생산이 늘어서 노동자의 소득이 늘었나? 국민소득이 늘어서 모든 국민이 더 잘 살게 되었나? 자원은? 환경은??


 

가네코 유키코의 <사지 않는 습관>은 이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으면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원리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면 왜 많은 사람들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서 가난을 면치 못하는가. 그 중에는 비싼 차를 타는 사람도 있고 명품 옷을 입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자는 어설픈 절약을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돈을 아낀답시고 비싼 코트를 사는 대신 필요도 없는 니트를 몇 개씩 구입한다든가, 밥 한 끼 먹는 돈을 아껴서 별다방 커피 마시고 케이크 사먹으면 아끼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이 바로 '사지 않는 습관'이다. 아낀다, 절약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예 안 산다, 돈을 안 쓴다고 정해버리자. 그러면 돈이 모인다. 돈이 모이면 정말 사고 싶었던 걸 살 수 있다. 커피값 4천원을 한 달 동안 모으면 12만 원이다. 이걸로 코트든 백이든 사고 싶은 걸 사거나 몇 달 더 모아서 여행을 가보면 어떨까(이런 점에서 이 책은 돈을 아예 안 쓰는 삶을 예찬한다기 보다 쓰긴 쓰되 지혜롭게 잘 쓰는 삶을 예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돈을 안 쓰면 있는 걸로 어떻게든 때우는(?) 기술이 생긴다. 밥을 사먹는 대신 요리를 해서 먹으면 요리 실력이 높아진다. 옷을 사는 대신 리폼을 하거나, 돈 내고 운동을 배우는 대신 공원을 걸으면 나만의 취미가 생긴다. 잘하면 투잡도 된다. 뭐든 일단 돈으로 때우려고 하지 말자.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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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 - 꾸미지 않은듯 시크하고 우아한 프랑스 여자들의 내추럴 라이프스타일
티시 제트 지음, 나선숙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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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자기만의 개성을 지키고 자연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는 프랑스 여성들. 그 비결이 쉬울 줄 알았는데 결코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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