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독설 - 합본개정판,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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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삶에는 정답이 없다. 몇 살에 학교에 들어가 어느 고등학교, 대학교에 입학하고, 언제까지는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남자는 이렇게, 여자는 저렇게 사는 것이 마치 정답 - 정해진 답 또는 바른[正] 답 - 인 것처럼 착각하지만, 세상에는 정답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 중에는 정답대로 산 사람 못지 않게 성공한 사람, 멋진 사람도 많다.

 

[언니의 독설]의 저자 김미경 강사님도 정답대로 사신 분은 아닌 것 같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으나 현재는 음악계가 아닌 대한민국 대표 강사이자 사업체의 CEO로 활약하고 계신 것도 그렇고, 일찍이 결혼하여 전업주부의 삶을 사는 대부분의 동세대 여성들과 달리 현업의 최전선에서 의욕적으로 일을 하고 계신 점도 그렇다.

 

이 분의 강의를 딱 한 번 실제로 들은 적이 있다. (물론 TV로는 몇 번이나 보았다. 오늘도 케이블 방송에 출연하신 걸 보았다.) 몇 년 전 딱 이맘때쯤, 대학교 채플 시간에 특별 강사로 오셨다. 고백하건대, 그 때가 마침 시험 기간이라서 몸은 채플 강당에 있어도 마음은 강의를 들을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데 강사님이 입장하시고 강의가 시작되는 순간 '아, 이 강의는 꼭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서 흔히 있는 명사들과는 다른 포스! 화술이나 강연 기술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상과 감동을 받았다.

 

그 때 장장 한 시간에 걸쳐 들려주신 말씀 중에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서른 다섯살이다' 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좋은 학교에 들어갔다고, 알아주는 회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인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게 아니다. 서른 다섯살 때까지 어떤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달라지고 인생의 무게가 변한다는 뜻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열등감이 컸는데, 그 말씀을 듣고 서른 다섯살 때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넓게 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가 바로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든 터닝포인트였는지도 모르겠다.

 

[언니의 독설]을 읽으면서 그 때의 감동을 떠올렸다. 이번 개정판이 나오기 전의 판본도 읽었는데, 개정판으로 다시 읽으니 와닿는 부분이 다르기도 하고, 그동안 쌓인 인생의 경험만큼 '독설'의 강도도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크게 꿈, 직업, 사랑, 가족, 돈 - 이렇게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결국 핵심은 '남들이 말하는대로 살지말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진취적으로 나서라'는 것 같다. 남의 학벌, 남의 직업, 남의 재산, 남의 부모, 남의 남친, 남의 남편... 그런 것들은 모두 환상이다. 드라마 속 얘기와 다를 것이 없다. 내 공부, 내 일, 내 돈, 내 사랑, 내 가족을 원한다면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내가 공부하고, 내가 일하고, 내가 돈벌고, 내가 사랑해야 한다. 참 당연한 이야기인데, 돌아보면 자기 생각대로,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학교 핑계, 회사 핑계, 사회 핑꼐, 가족 핑계, 연인 핑계, 남편(또는 부인) 핑계, 자식 핑계 대며 사는 삶, 그걸 과연 나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김미경 강사님의 책은 강연만큼이나 강사님의 열정과 노력이 그대로 전해져서 좋다. 그것은 어쩌면 저자의 인생과 강연의 내용이 그만큼 일치하기 때문인 것 같다.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저자의 삶은 정답이 아니지만, 저자는 언제나 자신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따랐다. 이번 책에도 그런 저자의 인생과 가치관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결국 인생은 사지선다형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 정답은 없다. 정답대로 살지 않고 스스로 정답이 된 그녀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 뭐 먹지?'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생각하잖아. 그렇지만 '10년 후에 나는 뭐가 될까?'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생각하지 않아. (p.27)

 

'만약 CEO가 몸이 건강하지 않거나 회사 경영을 방만하게 한다면 다른 회사에 잘못 투자하면 한순간에 망하잖아. ... 하지만 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그런 걱정은 할 게 없어. 내가 어떻게 할지 누구보다 잘 알잖아. ...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한테 투자하는 걸 제일 불안하게 생각해. ... 투자 없이는 절대 우량주가 되지 않아. 옛날에는 밥만 먹여주면 우량주 되는 사람도 가끔 나왔는데 그건 몇십 년 전 이야기고, 요즘엔 투자해야 해.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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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중국 경제 - 슈퍼 차이나 거품 뒤에 가려진 위기들
랑셴핑.쑨진 지음, 이지은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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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탈냉전 이후 국제적으로 미국의 파워가 상대적으로 감소 추세이며, 그에 반해 중국의 파워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 간다', '앞으로는 중국이다' 등등 중국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중국 낙관론에 근거하여 투자를 결정하거나 미래를 결정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가령 최근 몇 년 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차이나펀드. '결국 믿을 곳은 중국이다',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증권사의 말만 믿고 투자하는 분들 많았다. 대학에서도 중문과의 인기가 높아졌으며, 미국이 아닌 중국이나 홍콩 등으로 유학 또는 취업하는 분들도 많이 늘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중국이 성장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중국이 기대한 것만큼 성장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차이나펀드는 기대와 달리 반의 반 토막이 났고, 중국이 자랑했던 저비용의 경쟁 우위마저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에 밀리고 있다. 대만처럼 독자적인 첨단 IT 기술을 보유한 것도 아니고, 정치 개혁마저 요원하다. 중국 외부에서만 이런 비관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에서도 위기론,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량셴핑이 바로 중국 경제 위기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다. 그는 펜실베리이나 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 부교수를 거쳐 시카고대에서 교수를 역임한 후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2003년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학자', 2006년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의 10대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 그는 명실상부한 중화권의 대표 경제학자로, 중국 출신 경제학자 중 노벨상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저작으로는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 <자본전쟁>,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중미 전쟁> 등이 있다. 제목만 보아도 그가 중국의 거시 경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 경제의 병폐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는 학자라는 것을 알겠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는 그를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할 정도지만, 국민들은 그를 '미스터 마우스'라고 부르며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량셴핑의 최신작 <벼랑 끝에 선 중국 경제>는 총 다섯 파트로 되어 있다. 먼저 중국 경제의 현재를 진단하고, 국유기업과 금융, 민영기업 순으로 세분화하여 위기의 원인을 밝힌 다음, 마지막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처방을 내리는 순서로 되어 있다.

 

저자는 먼저 중국 경제가 이제까지 표면적인 성장에만 치중한 결과, 물가 상승률은 높은데 서민들의 실질적인 생활수준은 하락하는 기형적인 경제구조로,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질 염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빈부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이자 수입, 임대 수익 증가로 인해 이익을 보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실질 임금의 하락과 화폐 가치 인하로 인해 생계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임금 인상으로 인해 저비용의 경쟁 우위가 흔들리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은 다시 미국으로 회귀하고, 제조업은 임금이 더 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앞으로 중국은 무엇을 기반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홍콩의 실패와 한국의 성공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한국이 80년대경 제조업에서 경쟁우위를 잃은 다음 발빠르게 IT 산업에 뛰어들어  현재 가공할만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인으로서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 또한 저자는 한국이 이제는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중국 또한 외국 기업의 하청만 받을 것이 아니라, 산업동향을 먼저 예측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사람이다보니 국내 경제의 안좋은 점을 더 많이 보게 되는데, 중국이 보기에는 이렇게 많은 장점이 있나보다. 하지만 우리나라 또한 기술개발에서 밀릴 경우 하청 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있고, 저자가 강조하는 디자인이나 콘텐츠 분야는 우리나라도 아직 세계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무한 경쟁 시대에는 현재 상황이 어떻든 그 어떤 나라도, 그 어떤 기업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하지만 경제와 산업 분야만이 국가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다. 저자 또한 중국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공무원들의 부조리, 세제의 미흡, 지적재산권 미보장, 뇌물 관행이 만연한 사회문화 등을 꼽았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의 정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점이 중국 정부로 하여금 그를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하게 만든 원인인 것 같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현재 2020년까지 등소평이 약속한 '소강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고, 마침 후진타오 국가주석 역시 향후 5년이 소강사회 진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결국 중국의 경제성장은 정치체제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셈.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과 정권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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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 - 소통으로 조직을 살린 12개의 위대한 이야기
토머스 대븐포트.브룩 맨빌 지음, 김옥경 옮김 / 프리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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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에 관여하는 사람 수가 많을수록 일을 망치기 쉽다는 뜻이다. 서양에도 비슷한 뜻의 'too many cooks spoil the broth(요리사가 많으면 국을 망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예부터 비슷한 인식이 동서양에 공유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이 많으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인식은 정치체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왕이나 황제 1인 또는 소수의 정치지도자 집단(다두제 등)이 결정 권한을 독점하고 일부 군신이 참여하는 형태로 국가의사가 결정되었다. 현재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민주정인데 국민 전체가 국민투표로 국가의사를 경정하는 나라(예를들면 스위스)가 있기는 하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대의제를 통해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여 그들이 국가의사를 결정하도록 위임하는 형태이다. 옛날과 비교하면 의사결정권자의 숫자가 대폭 증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 전체의 숫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토머스 대븐포트와 브룩 맨빌이 쓴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는 이러한 전통적인 인식과는 달리 리더 한 사람이 내리는 결정보다 다수의 조직원이 참여하는 결정이 낫다는 주장이 담긴 책이다. 토머스 대븐포터는 피터 드러커, 톰 프리드먼과 함께 세계 3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사람이며, 브룩 맨빌은 세계적인 조직이론 전문가이다. 두 사람이 쓴 이 책은 아마존 10대 경영서 리스트에도 오르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도 소개될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이 왜 화제가 되었을까 생각하다보니 책이 출간된 배경과 맥락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경영학계 전반에 인간의 합리성을 불신하고 비합리성을 전제하는 풍조가 퍼져 있다. 이러한 풍조는 경영이론의 하나인 조직이론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조직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저자들은 이전의 조직이 리더 1인 또는 극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수뇌부 집단이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였다는 점에 착안하여 앞으로는 다수가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주로 미국의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소규모 가족기업 주택건설회사 WGB 홈즈의 사례를 보면, 과거에는 가족기업의 특성상 가족인 일부 임원들의 의견만 채택되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전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기업의 매출도 급상승하고 직원들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우리나라에도 중소규모의 가족기업이 많은데 이런 사례를 통해 조직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사 결정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 앤 컴퍼니의 인재 풀 변경 과정이었다. 맥킨지는 전통적으로 하버드를 포함하여 미국 명문 MBA 몇 곳에서만 인재를 채용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인재의 수와 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비판이 내부적으로 일어났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여 非 MBA출신의 인재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맥킨지처럼 명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기존 문화가 공고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가 참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자체의 전통과 문화를 바꾼 것을 보면 그만큼 인재 등용이라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다.

 
파트너즈 헬스케어 병원은 의사보다 컴퓨터를 믿는 환자들의 속성에 따라 컴퓨터를 통해 진단을 하고, 환자의 표정이나 목소리 같은 세부적인 특징까지 수집하여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 탄생할 수 있었던 아이디어라고 한다. 미 샬롯 초등학교 사례는 특이하게도 기업이 아닌 교육 현장의 사례다. 이 학교는 빈곤층이 학생의 다수를 점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데이터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하였다. 그 결과 매 시험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현재 읽기 능력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급속히 상승했다. 어떻게 보면 (데이터를 만든다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인데도 관습이나 저항감 때문에 쉽사리 도입하기 어려운 변화를 시도한 것이 큰 성공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의사 결정권자가 몇 명인가도 중요한 문제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리더와 조직문화가 얼마나 개방적인지가 아닌가 싶다. 리더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조직문화가 타협이나 융합, 조화와는 거리가 먼,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이라면 의사 결정권자가 소수든 다수든 최선의 결정이 내려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공감하고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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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에 매달리는 남자 큰돈을 굴리는 남자 - 따라하기만 해도 부자가 되는 100가지 생각
스티브 시볼드 지음, 조한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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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에 매달리는 남자 큰돈을 굴리는 남자>의 원제는 'how rich people think(부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저자 스티브 시볼드는 26년간영업 컨설턴트이자 강연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최고의 부자들을 연구하고 분석하였고, 그 결과 부자들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사고 방식이나 습관, 철학 등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그는 강연 전문가로서 포춘 상위 500대 기업들의 영업력 향상을 위한 강연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가 강연에서 소개하는 부자들의 사고 방식이 무려 100가지 항목에 걸쳐 소개되어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부자만이 인간이 추구하는 최상의 목표는 아니다. 게다가 생각만으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니. 허무하게까지 했다. 하지만 부자의 의미를 넓게 해석하면 백만장자, 억만장자처럼 재산이 많은 사람뿐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부자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 사장이나 가수나 칼 만드는 장인이나, 버는 액수는 달라도 자기 분야에서 최고라면 적어도 그 분야에서는 최고 액수를 벌고 있을테니. 또한 생각만으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말도 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주어진 인생을 수용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생각을 많이 한다는 의미일 터. 부정적인 생각이 걷히고 책 내용이 점점 궁금해졌다.

 

이 책은 각 챕터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부자들의 사고 방식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난한 사람들은 그냥 열심히 일을 하고, 부(富)를 혐오하거나 부자를 사기꾼처럼 여기고, 걱정이 많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소비 위주의 생활을 하고, 안전을 지향한다. 반면 부자들은 그냥 일하는 대신 쉽게 일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부자를 좋게 생각하고, 걱정하는 대신 꿈을 꾸며, 긍정적이고, 투자 위주의 생활을 하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조금 비약적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정규교육 학위 같은, 소위 '간판'을 중시하는 반면 부자들은 학교 밖에서도 특별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경험이나 여행, 평생교육을 중시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지만 부자들은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를 얻게 되었다는 설명도 수긍이 갔다. 감수하는 리스크가 클수록 얻어지는 성과물도 큰 법이다. 부자들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 적어도 한 번은 큰 모험을 했기에(위험을 감수했기에) 그만한 보상을 받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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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함유근.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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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건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는 나한테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원래 IT 분야에는 아는 것이 없다 못해 '무식'한 데다가 '빅데이터'라는 말도 낯설어서 지난달 (알라딘 신간평가단) 추천 신간 리스트를 체크할 때부터 '이 책이 선정되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걱정한대로 평가단원분들로부터 많은 표를 받았고(ㅠㅠ)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빅데이터가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핫 키워드로 선정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물론 이 말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니라 그냥 불행인가?) 그래서인지 책은 생각보다 쉽게 쓰여 있고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친숙한 기업의 사례들이 나와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 거라서 책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책 소개를 해본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큰[big] 자료[data]를 뜻한다.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과 비교했을 때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용량의 자료가 집적되었고, 지금 이순간에도 끊임없이 자료가 축적되고 있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또는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번역'이 그렇다. 학창시절 영어 해석 숙제를 스스로 하지 않고 인터넷 번역기로 돌렸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없지만 ^^) 각종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인터넷 번역기가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 번역가가 번역을 하듯 매끄럽게 우리말 또는 외국어로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수많은 원어 정보가 쌓이면 이 정보들을 활용하여 보다 원어에 가까운 번역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번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기대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소식이다.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되면 산업 또한 매우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한계점을 몇 가지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한국사회의 문화다. IT 기술 활용면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스마트폰 열풍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이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가지고 있으니까' '유행이니까', '사회 흐름에 뒤떨어지기 싫어서' 같은 이유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황상민 교수의 <대통령과 루이비통>에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만 등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로 구하기 어렵거나 가지고 다니기 힘든 책이나 잡지를 읽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PC로도 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을 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한다.) 이처럼 주체 없이 언론이나 대중의 흐름에 편승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의 데이터 생산량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막대하지만 실질적인 정보의 양이 부족하고 의미 없는 정보만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저해되고 있다고 하니 참 안타깝다.

 

다른 얘기지만 이번달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 책 두 권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와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묘하게 겹쳐지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한 권은 IT 용어인 빅데이터에 관한 개론서, 다른 한 권은 한국인 소비심리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두 권 모두 결국은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였다. 재미있게도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는 통계, 수치 등 자료만 모으면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그런 자료보다도 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의 심리를 최대한 세밀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점이 달랐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책들의) 만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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